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2009년 제29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상 우수상 수상작인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는 작가의 데뷔작이다. 후속작인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와 함께 이번에 위즈덤하우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제목이 상당히 섬뜩하다. 그 시작도 섬뜩하다. 소설의 시작은 인 시라이시 가오루(주인공의 이름과 작가의 이름이 같다. 작가는 이 작품을 내며 주인공의 이름으로 자신의 필명을 삼았다고 한다. 그만큼 이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다 하겠다. 그런데, 처음부터 시체 머리를 운반하는 엽기적 모습이라니...)가 편의점 봉지에 어느 여인의 머리를 담아 시부야 하치코 동상 앞에 내려놓으면서 시작된다. 충견 하치코 동상 앞에 놓인 여인의 머리. 이로 인해 도시는 발칵 뒤집힌다. 하치코 동상 앞에 여인의 잘린 머리가 놓여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섬뜩하기만 하다. 하지만, 더 섬뜩한 것은 이 일을 해치우는의 모습은 아무런 감정변화도 없이 마치 정성껏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 마친 것 같은 느낌이기에 더욱 섬뜩하다.

 

소설을 읽기 시작하며, ‘살인자가 주인공이라니라고 멋대로 생각해본다. 분명 뭔가 반전이 있을텐데. 란 심정으로 소성을 읽어나가다, 점차, ‘아하, 시라이시가 살인자는 아닌 가보다.’싶게 된다. 그 뒤부터는, 그럼 왜 시라이시는 여인의 머리를 잘라 하치코 동상 앞에 놓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을까 궁금한 마음을 품고 소설에 몰입하게 한다. 정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이렇게 엽기적인 일을 벌인 주제에 회사에서의 일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전념하는 주인공. 그의 집 커다란 냉장고엔 여전히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가 들어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의 집에 들어와 그녀의 손가락을 잘라 가져갔다. 그 손가락은 어느 공원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누가 그녀의 손가락을 가져간 걸까? ‘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게다가 도시를 강타한 지진과 정전. 전기가 나가면 주인공 집 지하의 커다란 냉장고 속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가 녹을 텐데. 이런 조마조마함이 있다.

 

소설은 엽기적으로 출발하지만, 갈수록 따스한 뭔가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소설 곳곳엔 작가의 유머가 녹아 있어, 웃을 수 없는 상황에도 웃어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주인공 시라이시 가오루란 캐릭터다.

이 소설의 서평을 쓰는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이 주인공 시라이시 가오루란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할 수밖에 없을 게다.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니까 말이다. 어쩌면 출발은 엽기적이었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랍니다.’ 말하려는 듯 작가는 작심하고 시라이시를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열일을 다했다는 느낌이기에 더욱 그렇다.

 

작은 키, 볼 품 없는 외모를 가진 주인공은 외모와 달리 일류 상사의 직원인 엘리트다. 주변에서 무능력하다 생각하는 캐릭터지만 알고 보면 엄청나게 똑똑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문제의 핵심을 잡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자다. 게다가 외모와는 달리 과감한 행동력까지 갖췄다. 회사에서 큰 건을 해결하며 높은 분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일에 얽매이지 않고, 허세를 부릴 줄도 모르는 캐릭터. 대단히 시크한듯 싶으면서도 따스한 가슴을 품고 있는 캐릭터가 주인공의 캐릭터다. 무엇보다 그가 행한 모든 엽기적 행위는 외로운 인생에게 손을 내미는 그의 성격에서 유래한다. 그녀를 머리 없는 시체로 만든 것도. 그 머리를 엽기적인 모습으로 하치코 동상 아래 갖다 놓은 것도 모두.

 

아무래도 이런 매력적 캐릭터를 다시 만나기 위해 후속작인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역시 읽어야 할 듯싶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과장된 캐릭터가 거슬릴 수도 있겠다. 마치 로설의 주인공 같은 느낌 역시 없지 않기 때문에. 그럼에도 매력적 캐릭터임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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