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첸 징검다리 동화 23
전경남 지음, 나오미양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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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아이들에서 출간된 전경남 작가의 신작동화 외계인 첸을 만났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 수호는 아역배우랍니다. 제법 잘 나가는 아역배우이지만, 불안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죠. 그런 수호는 속에 불이 납니다. 생각처럼 연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꾸만 몰아붙이는 부모님으로 인해 더욱 그렇습니다. 수호는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수호에게는 너무나도 먼 특별한 일입니다.

    

이렇게 속에서 불이 나는 수호는 그저 아무 번호나 눌러 문자를 보냅니다. “불이야 불, 내 속에 불났다. 어서 불 끄러 와 줘. 부탁이야. 제발!”이라는 문자. 010으로 시작되지도 않는 엉터리 번호로 보낸 문자. 그런데, 이 문자를 누군가 받고 수호를 찾아옵니다. 바로 케플러 아몰라이란 별의 외계인 첸입니다. 조금은 괴상하게 생긴 외모의 외계인 첸. 첸은 수호의 친구가 됩니다.

 

아니, 친구가 되면 좋겠지만, 첸은 이제 수호 부모님에 의해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수호 대역을 하게 됩니다. 방송국에서 수호보다 첸을 더욱 좋아하거든요. 갑자기 스타가 된 첸. 하지만, 첸은 점점 생기를 잃어만 갑니다. 수호의 마음속 불을 꺼주기 위해 온 첸은 과연 자기 안에 타올라 힘겹게 하는 불을 끌 수 있을까요?

   

 

동화는 외계인이란 특별한 존재를 통해, 그리고 연예인이라는 특별한 아이를 통해, 진짜 특별한 것,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린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들을 보며 선망의 대상으로 삼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아이돌이란 존재는 분명 특별한 존재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화려한 부분만 있는 걸까요? 모든 삶의 자리는 보이는 것 외의 어두운 부분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화려하기만 한 연예인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고요. 동화는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아역배우 수호에겐 남들이 알지 못할 힘겨움, 고민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호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겐 지루하기만 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수호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특별한 일이 됩니다. 친구들과 함께 축구하는 일, 친구들과 함께 조별활동을 하는 일, 학교에서 함께 급식을 먹고 웃고 떠드는 일,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 일상의 삶이야말로 나에겐 특별한 순간들입니다. 그 특별한 순간들을 너무나도 쉽게 흘려버리고 있진 않은가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일상의 평범한 매 순간이 나에겐 특별한 시간임을 기억해봅니다.

    

사실 수호가 겪는 힘겨움의 가장 큰 부분은 아역배우 활동 자체가 아닐지 모릅니다. 수호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수호 부모의 모습입니다. 자식을 통해, 자신들의 꿈,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모습 말입니다. 이들에게 자식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자신들의 욕망을 채워줄 도구에 불과합니다. 나중엔 그 자리를 외계인 첸이 채우고 말입니다.

 

동화 속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엄마는 돈, 돈 하면서 돈 사람처럼 웃었어요. 실실실 흐흐흐 크크크.(50)

 

어쩜, 오늘 우리 부모들 역시 돈 사람처럼 자식을 대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동화를 통해, 혹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처럼 진화해야 할 불이 타오르며 힘들게 하는 건 없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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