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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할바는 내 제자 - 제51회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 ㅣ 꿈터 책바보 15
소중애 지음, 이상미 그림 / 꿈터 / 2018년 2월
평점 :
소중애 작가의 신작 동화 『요코할바는 내 제자』는 <돌단풍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슬픔과 웃음, 안타까움과 감동, 절망과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덕이는 일본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사실이 덕이를 언제나 힘들게 합니다. 다른 곳도 아닌 일본인 아빠라니. 한국에 못된 짓을 많이 한 일본인의 피가 자신에게 흐르고 있음이 싫습니다. 엄마는 집을 나갔고, 가난한 집 형편 역시 덕이를 힘겹게 합니다. 이런 힘겨운 상황이 어쩌면 덕이를 스마트폰 오락에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덕이는 <돌단풍 지역아동센터> 건물 주인이자 센터장인 요코할바에게 제안을 받습니다. 낡은 스마트폰 대신 새 스마트폰을 사줄 테니 자신에게 한글을 가르쳐 달라는 겁니다. 요코할바는 대단한 부자인데,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탓에 한국말이 서툽니다. 이런 제안을 하며 요코할바는 또 하나의 제안을 덧붙입니다. 대신 자신에게 일본어를 배우라는 겁니다.
과연 덕이는 요코할바에게 한글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싫은 일본말을 배우게 될까요? 일본말을 배우며, 덕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리고 요코할바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가운데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요카할바는 내 제자』란 제목의 동화는 제목만 본다면, 위에서 말한 덕이와 요코할바 간에 벌어지는 일본어와 한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이 큰 축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건 동화의 많은 내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진짜 이야기는 <돌단풍 지역아동센터>에 모여든 아이들, 그 아이들 삶의 정황인 다문화 가정과 가난이란 삶의 자리가 낳는 아픔과 슬픔이 주를 이룹니다.
주디는 필리핀 엄마와 동생 두리, 이렇게 세 식구입니다. 아빠는 세상을 떠났답니다. 지영은 우크라이나에서 온 엄마와 동생 지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영의 머리는 금발이고요. 덕이 역시 엄마는 집을 나갔고, 일본인 아빠와 둘이 살고 있고요. 호택이는 임대주택에서 산다고 언제나 놀림을 당하고, 이로 인해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꾸러기가 되어 버립니다.
이들은 모두 가난으로 인해 눈물이 있습니다. 가정 역시 상처가 있고요. 다문화 가정이기도 하고요. 그런 그들을 돌보는 <돌단풍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은 85kg의 거구 노처녀입니다. 화가 나면 주체를 못해 스팀주전자라 불리죠.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때론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먹먹함은 동화 밑바닥에 마치 기본 반찬처럼 깔려 있습니다. 게다가 툭툭 터지는 사건들은 동화를 읽는 내내 가슴을 졸이게 만듭니다. 친구들이 무시 받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죠. 조금 돈이 있다고, 조금 잘 산다고 <돌단풍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을 무시하는 모습에 말입니다.
그런데, 한 발 물러서 생각해보면, 그 얄미운 모습, 못되고 오만한 모습이 어쩌면 바로 나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얼굴이 뜨끈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돌단풍 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이 보여주는 모습 속에 웃음을 짓기도 하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연극 부분에서는 울컥하기도 하고요. 상처와 아픔에도 힘차게 일어서려는 모습은 한껏 추워진 마음을 따스하게 덥혀주기도 하고요.
<돌단풍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나게 되는 친구들의 모습이 동화 속에만 존재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 곁엔 수많은 덕이, 주디, 지영, 호택이 있습니다. 그런 그들을 향한 세상이 시선이 변하길 원합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나의 아들 딸이요 손자라는 생각을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동화 속 <돌단풍 지역아동센터>와 같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의지하며 부대낄 수 있는 공간, 사람이 이 땅의 수많은 덕이에게 있길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요코할바가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고요. 이 땅의 덕이들 역시 동화 속 친구들처럼 힘차게 자신 앞에 놓인 삶이란 녀석을 향해 달려 나가는 용기도 있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