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마을 아파트 동물원 -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88
정제광 지음, 국민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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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광 작가의 햇빛마을 아파트 동물원은 제2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원고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재미와 함께 동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미오는 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이입니다. 장차 꿈이 동물원을 만드는 겁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들과 함께 있길 소망하는 아이 미오는 자신이 클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작은 동물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버린 타란툴라를 잡기도 하고, 햄스터를 줍기도 합니다. 사촌이 기르던 고슴도치가 새끼를 낳아 새끼를 분양받기도 하고요. 이렇게 미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하나하나 늘려갑니다.

 

그런데, 그만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장만하기 위해 무리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피곤하여 동물들을 돌볼 시간이 없습니다. 결국 거금을 들여 장만한 앵무새가 병들고 맙니다. 과연 미오는 자신이 꿈꾸는 아파트 동물원을 만들 수 있을까요?

 

동화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동물들은 야생에서 사는 것이 옳으니 동물원을 다 없애는 것이 좋은 건가? 아니면 이미 야생에서 살 수 없는 동물들을 동물원에서 잘 돌보고 건강하게 기르는 것이 좋은 건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답은 달라질 겁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치우친 생각이나 주장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동물들을 자유롭게 야생에서 마음껏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바른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자유롭게 야생에서 살아갈 환경이 이미 깨져 버렸다면? 아울러 이미 야생성을 잃어버려 야생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동물들마저 야생으로 내몰아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동물들을 최대한 건강하고 자유롭게 기를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드는 것 역시 나쁜 접근만은 아닐 겁니다. 물론, 좁은 사육장에 가둬두는 그런 동물원은 지양해야겠지만 말입니다.

 

또한 동화를 통해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내가 여건이 안 되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옳은 걸까요? 아니면 동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내가 여건이 되길 기다리는 것이 옳은 걸까요?

 

동화 속 주인공은 가정 형편 상 엄마가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자신이 기르던 동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분양해줍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들이 정말 최상의 조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이 희생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꿈을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언젠가는 자신의 동물원을 갖겠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처음보다는 훌쩍 성장한 모습입니다.

 

책의 마지막 문단을 옮겨 봅니다.

 

작은 집으로 이사 왔으니 우리 아파트 동물원도 작아질 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작아도 상관없었다. 여기서 전보다 훨씬 더 동물의 행복을 위해 힘쓸 테니까. 그리고 이제 밖으로 눈을 돌려 지구 전체를 풍요로운 동물원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어쩌면 나중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원인 지구 동물원의 원장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동물원은 작아졌지만 꿈은 작아지지 않았다는 말이 마음속에 떠올랐다.(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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