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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싸기 힘든 날 ㅣ 함께하는이야기 1
이송현 지음, 조에스더 그림 / 마음이음 / 2018년 1월
평점 :
예전에 비하면 장애우들을 향한 사회의 관심이 제법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적으로는 장애우들의 외출은 여전히 힘겹고 고통스럽기만 한 것도 사실입니다. 장애인 주차공간을 일반 주차공간과 똑같은 크기로 만들어 놓고 장애인 표시만 해놓은 곳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주차장을 가보면, 장애인 주차공간이 더 먼 곳에 있어 비장애우에 비해 더 힘들게 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뿐 아니라 장애인 주차공간에 버젓이 주차해놓은 차들도 많습니다. 자신은 멀쩡하면서, 그리고 장애우 가족을 태우고 나들이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장애차량이란 표가 있다고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향해, 동화 속 주인공의 이모(장애우 슬찬의 엄마)의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고개 똑바로 들어. 사고 나서 이렇게 된 건 네 잘못이 아니냐. 그리고 듣기 싫은 소리지만 병신 보고 병신이라는데 틀린 거 아니니까 인정해.
권슬찬, 병신이란 말에 익숙해져야 해. 세상에는 장애우란 멀쩡한 말이 있는데도 어떤 똥 멍청이들은 병신이란 말을 쓰니까.”(35쪽)
장애우 슬찬의 엄마(주인공의 이모)가 하는 말이 통쾌합니다. 그리고 ‘어떤 똥 멍청이들’이란 말에 동감하게 됩니다. 아직 세상엔 이런 ‘똥 멍청이들’이 많습니다. 인격에 장애를 가진, 마음에 장애를 가진 ‘똥 멍청이들’ 말입니다. 그런 이들 역시 이 동화 『똥 싸기 힘든 날』을 읽고 ‘똥 멍청이’를 탈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송현 작가의 동화 『똥 싸기 힘든 날』은 장애를 가진 사촌 형 슬찬과 동생 모해가 함께 할아버지 댁인 부산으로 내려가는 가운데 겪는 이야기입니다. 수영선수였던 사촌 형 슬찬은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수영을 계속하며, 운전면허까지 취득하여 사촌 동생 모해를 데리고 할아버지 댁으로 내려갑니다.
휴게소에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먼저 들어가 버립니다. 그곳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오히려 화를 내며 들어가 버린 ‘똥 멍청이’ 할아버지 때문에 슬찬과 모해는 그냥 휴게소를 나섭니다.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슬찬은 엉덩이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녀석들 때문에 고생합니다. 그리곤 쉼터에 들르지만, 그곳 화장실은 장애를 가진 슬찬은 사용할 수 없는 곳입니다. 게다가 모해까지 똥이 마렵습니다. 의리상 형을 두고 혼자 시원해질 수 없다는 모해. 하지만, 결국 팬티에 실례를 하고 맙니다.
이렇게 누군가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 됨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우린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주차할 공간이 없을지라도 장애인을 위한 공간은 그들을 위해 양보해야 함을 동화는 알려줍니다. 더 나아가 아직도 장애우들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함을 동화는 깨닫게 해줍니다. 장애를 가진 분들 역시 비장애우들처럼 마음껏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동화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 우리 모두 ‘똥 멍청이’가 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