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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의 추억 -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
김세미.이미진 지음, 전현선 그림 / 찰리북 / 2017년 12월
평점 :
‘딜쿠샤’란 건물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독립선언서를 외국으로 보내 보도함으로 3.1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앨버트 테일러란 분이 살던 집으로 ‘이상향’, ‘행복한 마음’, ‘기쁨’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딜쿠샤’란 이름을 가진 건물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양관 건물 자체의 자료적 가치와 함께 조선을 위해 애썼던 앨버트 테일러의 업적을 인정하여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의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사를 보며, 딜쿠샤란 건물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차, 그 건물에 대한 어린이 도서가 출간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딜쿠샤의 추억』이란 제목의 책으로 챨리북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작가와 프로듀서인 김세미, 이미진 두 저자는 2005년 딜쿠샤를 만나자마자 첫눈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딜쿠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왔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2013년 <희망의 궁전, 딜쿠샤>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번엔 이렇게 어린이 책을 만들어 어린이 독자들로 하여금 딜쿠샤에 담긴 사연과 정신을 알게 해줍니다.
앨버트 테일러는 조선에서 금광과 무역 사업을 하던 기업가였다고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머나먼 조선이란 나라까지 왔던 서양인. 그렇다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마련이건만, 일제 아래 신음하는 조선의 모습을 서양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우연히 입수하게 된 ‘독립선언서’를 동생을 통해 외국으로 빼돌려 서양신문에 대서특필함으로 조선의 독립에의 열망을 알렸다고 합니다. 또 후에는 제암리학살사건을 취재하기도 하고, 일본 총독부에 조선인 학살을 항의하기도 함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6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던,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빚을 진 그런 고마운 분입니다.
결국 1941년 자택에 감금되었다가 1942년 미국으로 강제추방 되었다고 합니다. 추방당하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면서도 조선으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앨버트는 전쟁이 끝나고 조선이 독립을 한 후 비로소 돌아갈 날을 잡았는데(1948년), 그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파란 눈의 서양인이면서 조선이 집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죽은 후에 한국으로 돌아와 양화진에 안장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에서 태어나 딜쿠샤에서 성장한 아들 브루스 역시 2006년이 되어서야 딜쿠샤를 방문했고, 2016년 2월 28일 살아있었다면 97살이 되는 브루스의 생일, 브루스의 유해는 딜쿠샤의 은행나무 밑동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어쩌면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머나먼 나라에 찾아와, 이곳을 자신들의 집으로 알고 살았던 서양인들. 자신들의 이웃이라 여겼던 조선인들의 눈물을 외면할 수 없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 조선의 아픔을 세상에 알렸던 고마운 이들. 이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 ‘기쁜 마음의 궁전’, 딜쿠샤가 새로워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려 봅니다. 그럼으로 그곳에서 진정한 기쁜 마음 한 조각 담아가는 순간을 말입니다.
이 책, 『딜쿠샤의 추억』을 통해, 아주 특별한 집, 딜쿠샤를 미리 만나보시는 것도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