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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와 3A3 로봇 ㅣ 튼튼한 나무 25
오모리 케이 지음, 박현미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1월
평점 :
어느 날 갑자기 로봇이 집에 찾아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함께 대화할 수 있는 로봇, 서로 배우고 교육할 지능을 가진 로봇, 함께 움직이며 추억을 쌓아갈 로봇이 있다면 말입니다. 그런 로봇과 친구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집니다. 로봇과 쌓아가게 될 우정 역시 다른 친구들과의 우정과 같은 느낌일지도 궁금하고요.
『루이와 3A3 로봇』은 이처럼 로봇과 어린아이가 만들어가는 우정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루이의 아빠가 어린이 돌봄 로봇을 집에 데려왔습니다. 전쟁이 없는 세상, 더욱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어린이 왕국’을 건설할 목적 아래, 그곳에서 어린이들을 돕는 로봇으로 발명된 로봇이 또래 아이와 함께 생활할 기회를 갖기 위해 루이의 집에 오게 된 겁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루이는 이렇게 해서 어느 여름날 운명처럼 로봇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루이는 이렇게 자신을 찾아온 로봇에게 보롯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로봇이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함께 놀이도 하고, 함께 학교에도 가고(물론, 하루뿐이었지만요.), 둘만의 비밀 신호도 공유하면서 로봇과 함께 하는 시간을 쌓아갑니다.
보롯이 유괴되어 보롯을 찾기 위해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롯이 다시 사라졌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유괴해 간 걸까요?
소설의 분위기는 상당히 잔잔합니다. 로봇이란 특별한 존재가 함께 하고 있음에도 어쩌면 극히 평범한 가정의 삶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마냥 잔잔한 진행이 소설을 읽는 내내 갖게 되는 특별한 느낌입니다. 또한 로봇과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어린이의 마음, 루이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하고요. 로봇을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로봇을 빼앗기지 않으려 애쓰는 어린이들의 마음, 그 모습에 웃음 짓게도 됩니다.
소설은 일본소설입니다. 일본작가이며, 배경 역시 일본입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 정서나 느낌은 동양적이라기보다는 한두 세대 전의 서양정서가 느껴집니다. 왜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아무튼 로봇과 인간의 끈끈한 우정을 잘 느껴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그런데, 소설은 이런 로봇과 인간의 끈끈한 우정을 이야기하면서 결국엔 반전과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메시지로 귀결하게 되는데, 이 부분은 어쩐지 억지로 짜 맞추려는 느낌도 없진 않습니다. 물론 그 메시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다른 이유로 찾아간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설교를 들은 느낌처럼 황망함이 없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로봇과 인간이 진짜 친구가 되고, 둘 사이에 우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자리 잡게 될 그 날이 어쩌면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리라 여겨집니다. 그러한 때, 소설 속 로봇 3A3처럼, 희망의 가치들을 붙잡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춘 로봇들이 존재하길 소망합니다(소설 속에선 로봇의 3원칙이 등장하는데, 아시모프가 말한 로봇 3원칙과 같은 내용입니다.). 아울러 로봇의 동반자가 될 우리 역시 파괴적 가치가 아닌, 희망과 생명의 가치로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으로 무장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