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말통
김다은 지음 / 상수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이 통하지 못하고 막힌 사이만큼 힘겨운 관계도 드물 겁니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라 할지라도 말이 통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부부관계 역시 마찬가지고요. 말이 막히면 말이 굽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억울(語屈)한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말의 불통으로 인한 고통입니다.

 

이처럼 말이 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소설 소통 말통에서는 말통이라고 부릅니다. 말 때문에 고통을 당하게 되고,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느끼는 통증을 소설은 말통이라 말합니다. 물론, ‘소통이 이루어지면, 말통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소설 속 주인공 문복은 소리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폴리 아티스트라 불리는 효과맨이 되는 것이 문복의 꿈입니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소리를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들을 방으로 가져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부모의 입장에선 온통 쓰레기를 어질러 놓는 모습에 불과합니다. 치우라고 해도 치우지도 않고, 게다가 아빠의 재떨이까지 방에 가져다 놓았으니 아빠는 아들이 벌써 담배를 피운다고 여깁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오해가 더해지면서 문복과 아빠 간에는 관계가 깨지고 맙니다. 부자간에 대화는 사라져 버립니다. 대화를 떠나 이미 오랫동안 서로 말을 섞지 않는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말통을 겪는 모습입니다. 그것도 소리를 만들길 꿈꾸는 문복에게서 이처럼 말의 불통으로 인한 말통이 가득하게 됩니다.

 

이처럼 소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소통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아이들이 하는 연극을 통해, 해소되어집니다.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 그 연극공연을 통한 메시지를 통해, 소통이 이루어지고, 말통은 사라지게 됩니다.

 

소설은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 근본은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부모와 자식 간에 가장 먼저 부딪히는 갈등이 꿈의 괴리, 꿈의 불통 아닐까요? 부모는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강요하려 하고 아이의 꿈을 무시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찾고 좇길 원하고 말입니다. 이런 괴리 속에서 아이의 꿈을 인정해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모습 역시 진정한 소통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소설은 소통, , 그리고 청소년들의 사랑과 고민 등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재미나게 소설이 전개되기에 책을 읽다 한참을 웃기도 합니다.

 

단지, 소설 속엔 창경원이 등장하는 대목은 의아했습니다. 갑자기 웬 창경원?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갑작스런 창경원의 등장은 황당하게 만듭니다. 갑자기 일제강점기로의 회귀? 아무튼 모를 일입니다. 창경원의 등장 자체가 독자로 하여금 말통을 만들어내고 있음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