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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ㅣ 리틀씨앤톡 고학년 동화 1
정명섭 지음, 이예숙 그림 / 리틀씨앤톡 / 2017년 12월
평점 :
정명섭 작가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요즘엔 동화를 많이 출간하는 느낌인데, 이번에도 동화로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이란 제목의 고학년 대상 동화입니다. 동화는 ‘블랙아웃’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환경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동화입니다.
동화는 ‘환경 감수성’을 갖고, 착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 생산체계를 확산시켜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자연을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파괴는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 그리고 이 환경파괴의 피해는 불평등하게 온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부자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누리게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건의 장소는 영산시. 이곳의 세 아이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현준이는 소설가를 꿈꾸는 아이입니다. 마린파크 48층 즉 고층에 살고 있답니다. 마린파크는 영산시의 가장 좋은 아파트로 영산시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아파트랍니다.
또 한 친구 혜진이는 자신이 고층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시 받지 않기 위해 영어 단어 경진대회에 목숨을 거는 아이입니다. 혜진이도 마린파크에 살고 있지만, 마린파크는 고층과 저층의 차이가 있답니다. 고층은 90평이 넘는 엄청난 고급 아파트죠. 저층 역시 다른 아파트에 비해 고급이고 30평정도 되는 좋은 아파트이지만, 고층 아파트 주민들에 비해 여러모로 차별받으며, 또한 무시받기도 합니다.
마지막 친구는 영산아파트에 살고 있는 태성이랍니다. 영산아파트는 마린파크가 생기기 전까지는 영산시에서 좋은 아파트였다고 합니다. 바다가 보이던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마린파크가 떡하니 좋은 경치를 다 가리고 있답니다. 태성이는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아이랍니다. 하루라도 컴퓨터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죠.

이들 세 친구들은 서로를 알지 못하고, 친하지도 않으며, 서로 너무 다른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블랙아웃’이란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알게 되며, 함께 암흑이 되어버린 도시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시작합니다. 과연 세 친구는 도시를 구할 수 있을까요?

사실, 세 친구들이 도시를 위해 벌이는 모험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 과정들이 재미나기는 하지만, 동화의 초점이 ‘환경보존’에 잔뜩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환경보존’에 대해 공부하는 느낌도 갖게 합니다. 이런 부분이 다소 동화로서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입니다(동화가 재미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가의 재미난 스토리를 기대한 것에 반해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살려내야 할 지구, 환경보존에 힘쓰는 일에 대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우린 환경파괴의 심각성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생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알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동화를 읽고 난 후에는 바로 나의 문제로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독자는 동화를 통해 직접 ‘블랙아웃’의 상황을 경험한 것과 같은 느낌을 갖기 때문입니다. 현준이, 혜진이, 태성이와 함께 말입니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난 후 컴퓨터 전원 스위치를 눌러 켤 때에도 손이 한번 멈칫 했답니다. 필요 없이 전원 스위치를 켜는 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이처럼, ‘환경 감수성’을 예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동화입니다. 우리 모두 세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떠나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