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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마션』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이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앤디 위어, 그의 두 번째 소설 『아르테미스』가 출간되었습니다. 워낙 잘 알려진 소설의 후속작인만큼 기대감 가득 안고 책을 펼쳐봅니다.
이번 이야기는 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달에 건설된 도시 ‘아르테미스’ 그곳에서 태어나(실제로는 지구에서 태어나 6살에 다시 달로 이주.) 그곳에서 성장한 아가씨 재즈 바샤라가 주인공입니다. 재즈는 ‘아르테미스’에서 하류층입니다. 기껏 관처럼 누울 공간을 집이라 부르며 살고 있는, 그래서 혼자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처럼 되어 버린 아가씨죠(하지만, 재즈가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답니다.). 그런 재즈는 아르테미스에서 짐꾼으로 살아갑니다. 건전한 짐꾼 노릇보다는 밀수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아가씨랍니다.
그런 재즈는 어느 날 아르테미스의 엄청난 부자이자, 재즈의 단골 고객인 트론에게서 놀라운 제안을 받게 됩니다. 달의 대표적 기업인 산체스 알루미늄 사의 수확기 네 대를 파괴하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입니다. 수확기를 파괴함으로 산체스 알루미늄 사를 멈추게 하고, 그로 인해 회사를 인수하려는 겁니다. 사실, 큰 이익도 남기지 못하는 회사를 불법행위를 통해서라도 인수하려는 의도가 무엇일까요?
재즈는 이 일을 해내고 맙니다. 완전히 완수하진 못하고, 수확기 세 대를 파괴했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수확기를 파괴하는 과정에 수학 천재로서의 능력이 발휘됩니다. 그런데, 돌아온 재즈,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트론의 싸늘한 시체입니다. 그리고 다음 타깃은 다름 아닌 재즈죠. 산체스 알루미늄 사는 단순한 기업이 아닌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돈세탁 공장이었던 겁니다. 과연 재즈는 범인을 피해 안전하게 숨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고 범인을 붙잡을 수 있을까요?
불법을 행하면서도 지킬 선을 지키는 재즈의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재즈를 향해 많은 이들은 악의적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어쩌면 재즈야 말로 가장 확실한 신실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지켜내는. 그래서 도리어 아르테미스 공동체를 어떤 의미에서는 더 이상 타락하지 않고 지켜내는 그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아버지와의 불화, 그리고 화해의 과정. 그리고 언제나 서로 으르렁거리는 상대 데일과의 화해의 과정도 소설의 재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르테미스 최고의 전자 엔지니어인 스보보다와의 관계의 발전 역시 재미난 소재이고요.
이렇게 적다보니 소설의 매력적인 부분들이 참 많네요.^^ 그 외에도 재즈와 이런 저런 모양으로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때론 우호적인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관계인 아르테미스 보안책임자 루디, 그리고 아르테미스 최고 행정관인 웅구기, 이들 두 사람과의 관계 역시 소설 속에서 주목할 수 있는 재미난 관계입니다.
가장 매력적이고 재미난 관계는 물론, 달이라는 환경입니다. 중력이 지구의 1/6인 달, 그리고 진공상태인 외부 공간. 산소의 생성과 공급, 그리고 차단되었을 때의 위험. 등등 달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환경. 이런 환경 속에서 펼쳐지는 재즈의 모험(?)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이고 위험천만하며 신나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요? 솔직히 실망하며 책을 읽었답니다. 다소 지루했거든요. 미스터리 소설이 지루하다는 것은 어쩌면 치명적 약점이 아닐까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개인적으로는 200페이지 근방부터 흥미를 잔뜩 유발하며 책에 몰입하게 하더라고요(이 부분은 트론의 죽음 이후입니다.). 그럼에도 솔직히 아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이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고요.
처음 200페이지 가량의 다소 지루함을 이겨내면(어쩌면 이 부분 역시 저의 특별한 상황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엄청 아팠거든요. 심한 감기로 해롱해롱하며 책을 읽었으니 말입니다.), 달의 도시 아르테미스가 선물하는 묘한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