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 푸르메그림책 2
김준철 글.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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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꿈틀의 작가 김준철은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받아야만 한다고 합니다. 스무 살 때 갑자기 찾아온 병마로 그때부터 작가는 세상과 단절되었다고 하네요. 그런 단절, 약함,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의 상황들. 이런 장애물이 삶 속에 여전하겠지만, 그럼에도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책을 통해, 세상과 접속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 꿈틀역시 그런 접속을 향한 작은 몸짓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이런 구체적 삶의 자리를 알고 그림책을 접하니, 더욱 마음이 꿈틀거립니다.

  

  

마실 물이 없어 더러운 웅덩이에 얼굴을 묻고 물을 마시는 아이의 꿈틀거림.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 가운데 사그라드는 미약한 꿈틀거림. 지진으로, 전쟁으로, 살던 집이 무너지고, 부모를 잃고 홀로 된 아이들의 힘겨운 꿈틀거림. 이런 다양한 꿈틀거림을 보면서도 는 아무것도 할 수 없대요. 그저 병상에 누워 자신의 연약한 몸을 위해서 꿈틀거릴 뿐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는 그 침상에 누워서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합니다. 바로 꿈을 꾸는 겁니다. 새가 되어 아이들에게 날아가고, 구름이 되어 아이들에게 떠가며, 바람이 되어 아이들 곁에 머무는 꿈을 말입니다.

  

  

그리고 엄마를 꼬옥 안아주는 꿈을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는 열심히 꿈틀꿈틀 거린데요. 이런 꿈틀거림이 바로 꿈틀이란 그림책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답니다.

  

  

어쩐지, 작가가 우리를 꼬옥 안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힘들지만 더 이상 힘들어하지마는 말라고. 그리곤 토닥여 주는 것 같아요. 슬픈 일이 있어도 이젠 더 이상 슬퍼하지 말라고. 그리곤 각자 삶의 자리에서 힘차게 꿈틀거리자고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힘겨워 하는 이들을 우리 함께 꼬옥 안아주자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김준철 작가의 그림책, 꿈틀, 참 좋은 그림책입니다. 어쩐지 날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고요. 힘차게 꿈틀거릴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함을 책망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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