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꽁

꽁꽁꽁 ㅣ 그림책이 참 좋아 35
윤정주 글.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7월

아주아주 늦은 밤 호야네 아빠는 아이가 좋아할 아이스크림 한 통을 사왔답니다.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았던 걸까요? 아침에 호야가 일어나면 아이스크림을 보고 기뻐할 것을 기대하며 냉장고 속에 넣어두고 잠자리로 직행했답니다.

그런데, 아빠들은 왜 이렇게 술에 취해 아이 간식을 사오는 걸까요? 맨 정신에 사오는 아빠가 더 최고일 텐데 말이죠. 그림 속을 살펴보면, 올빼미 시계의 올빼미 역시 이런 아빠의 모습을 썩 달갑지 않게 쳐다보는 느낌이랍니다.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 이를 어쩌죠? 호야 아빠가 냉장고 문을 닫지 않았답니다. 이제 아이스크림은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냉장고 속은 비상이 걸리고 맙니다. 냉장고 속 사과, 딸기, 방울토마토, 야쿠르트, 파프리카, 파, 계란, 등등 모두가 난리가 났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 집 아이는 <코X몽>이라고 하네요. <코X몽>이 냉장고 속 음식물들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아무튼 난리가 난 냉장고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면, 야쿠르트 녀석들은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구출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들고 가다 그만 철퍼덕 카스텔라 위에 떨어뜨리고 맙니다. 마침 냉장고가 열려 온도가 올라가자 더워진 카스텔라가 옷(포장지)을 벗어버렸거든요. 이렇게 카스텔라 위에 아이스크림이 쏟아지고,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막기 위해 초코칩쿠키 가족이 카스텔라 주변을 에워싸고. 카스텔라 위에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이 마치 수영장처럼 되자, 딸기가 그 위로 퐁당! 다른 녀석들도 마구마구 퐁당퐁당~

그때, 다시 누군가 나타납니다. 숙취로 목이 마른 아빠가 물을 마시러 온 거죠. 물을 마신 후 이번엔 냉장고 문을 잘 닫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의도치도 않게 맛난 케이크가 떡~ 하니 만들어집니다. 아침에 냉장고를 열어본 호야는 행복해 하고요. “우리 아빠 진짜 최고!” 라 외치며 말이죠.

그런데, 호야 앞니가 까매요. 울 아들, 왜 그러냐고 자꾸 묻네요. 그래서 이렇게 단 것 많이 먹고, 치카치카 잘 안하면 충치로 새까매진다고. 그래서 아야 한다고 말해줬답니다.

아빠의 실수가 멋진 결말로 이어지고 있음이 진정 예쁜 동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