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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쉬고 싶어요 ㅣ 꼬마둥이그림책 7
이상배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7년 10월
평점 :
이상배 작가의 신작 동화인 『엄마, 쉬고 싶어요』를 만났습니다.

표지 그림에서 이 동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느껴집니다.
학생 다람쥐(동화 속 이름은 다람이 랍니다.)가 뺑뺑이를 돌고 있습니다. 하루 일정이 꽉 짜인 시간표 안에서 말이죠. 그 뒤엔 엄마가 허리에 손을 얹고 지시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마치 무시무시한 교관처럼 말이죠.
이 책은 좋은꿈 출판사의 <꼬마둥이그림책> 7번째 책이랍니다. 그러니 그림책입니다. 유아대상아리가보다는 글이 제법 있는 그림책이어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동화입니다.

다람이는 학교가 끝나도 친구들과 놀 수 없습니다. 엄마가 다람이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방과 후 배워야 할 게 많답니다. 적을 만날 경우를 대비하여 여러 가지 나무 타는 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마치 특공훈련을 하듯 강행군이네요.

이런 훈련을 마치면 쉴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다람이에게 쉴 시간은 없습니다. 이젠 학원에 가야하거든요. 학원에서는 먹이 구하는 훈련에 대해 배우게 되네요. 학원이 마친 후엔 과외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집 짓는 훈련을 받아야 한데요. 이런 다람이 과연 괜찮은 걸까요?

짧은 동화입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동화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동화 속 다람이와 같거든요. 아이들이 놀 시간이 없습니다. 아니, 놀려고 해도 함께 놀 아이가 없습니다. 모두 학원에 가야 하니까요. 이게 문제라는 것을 부모님들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효율적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방법에 대해 부모들은 서로 정보를 교환합니다. 그리곤 즉각 자녀들을 향해 실험해 봅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쉴 수 없습니다. 동화 속 다람이처럼 “엄마, 쉬고 싶어요.”하며 부르짖진 않을까요?
저희 딸아이는 4학년입니다. 학원은 피아노학원이 여태 다녀본 전부입니다. 학교 공부 외엔 집에 오면 마음껏 책보고, 마음껏 놀고, tv도 보고, 터울이 제법 많은 동생과 놀기도 합니다. 물론, 공부도 하고 싶으면 하죠. 요즘은 제법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물론, 기껏 길어야 30분 정도면 많이 하는 거죠.
그런 딸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수학 학원, 영어 학원 등등의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제법 많은데, 이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한다고 말입니다. 자기들 딴에는 다 배워 아는 것이란 의미겠죠. 그래서 수업시간에 만화책을 몰래 보기도 하고, 멍 때리기도 하고, 아무튼 딴 짓들을 한데요. 그럼 이 아이들이 더 앞선 것일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나 그렇지 않은 자세는 분명 앞으로 이 아이들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하나의 틀이 될 거라고 여겨집니다. 뭐든 순간에 충실한 자세와 충실하지 않은 자세로 나뉠 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학원에서 미리 배워 잘 안다고 하는 아이들이 더 잘 하는 것만도 아닙니다. 약간 자랑을 하면, 다른 아이들이 학원가서 뺑뺑이 도는 시간에 펑펑 놀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저희 딸은 항상 다른 아이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딸을 잡아보겠다고 다른 아이들은 더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고 말입니다. 뭔가 크게 엇나간 것 아닐까요?
또한 꼭 1등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아이 때는 아이답게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아닐까요? 그저 지금은 보고 싶은 책 마음껏 보고, 좋아하는 영화도 보고, 하고 싶은 상상도 마음껏 하며 건강한 가치관으로 단단해져 가면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이 땅의 수많은 다람이들이 쉼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다시 힘차게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