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 청소년시대 5
토어 세이들러 지음, 조원희 그림, 권자심 옮김 / 논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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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매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이 다른 까치와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른 종류의 새들은 까치를 머리가 텅 빈 수다쟁이라고 여깁니다. 여기에 대해 다른 까치들은 그런가보다 하고 살고요. 하지만, 매기는 세상의 이런저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알고 싶어 합니다. 자신은 결코 머리가 텅 빈 수다쟁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까치들처럼 때가 되자 짝을 이루고 새끼를 낳기도 하지만, 그저 둥지에 반짝이는 잡동사니들만 모으고 사는 삶에 회의를 느낍니다. 자신만의 뭔가를 찾아 떠나고 싶어 하죠. 하지만, 주어진 삶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런 매기에게 평소 세상의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던 까마귀 잭슨 아저씨는 이렇게 말해 줍니다.

 

글쎄, 내가 지난 세월 동안 배운 게 있다면 바로 이거란다. 너 자신한테 먼저 충실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한테도 충실할 수 없다는 거지.”(29)

 

이 말에 용기를 얻은 매기는 미지의 세상을 향해 떠납니다. 그곳에서 늑대 블루보이를 만나게 됩니다. 어울릴 수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늑대와 까치의 조합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이제 매기는 블루보이와 함께 늑대들의 무리에 속하게 되어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됩니다. 과연 이 모험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청소년소설인 맏이는 두 맏이인 까치 매기와 늑대 블루보이가 만들어가는 야생 생존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에 의해 보호되어지기를 거부하는 늑대 블루보이, 다른 이들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까치 매기. 이 둘이 만들어가는 모험 이야기가 재미납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서로를 용납하고 받아들이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적과 같은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많은 꾸짖음을 주기도 하고요.

 

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해야 하나요? 늑대 블루보이는 남들과 달리 까치 매기를 친구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자녀들은 여전히 서열을 중요하게 여기는 늑대사회를 이어가길 바라죠. 자신과 닮은 힘센 아들을 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블루보이를 너무나도 닮은 아들 라마는 오히려 까치 매기를 닮았답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에 관심을 가질뿐더러, 왜 세상의 질서가 미리 정해져 있는지에 의문을 던집니다. 왜 늑대와 코요테는 친구가 될 수 없는지. 그리고 이런 질서에 도전합니다. 마치 소설의 첫 부분에서 까마귀 잭슨 아저씨가 다른 까치들과 다름을 고민하던 매기에게 던져줬던 조언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남과 다르면서 동시에 같아지기는 힘들다는 거야. 보통은 둘 중에 한쪽을 택해야 하지.”(29)

 

정말, 라마는 다른 늑대들과 다른 자신의 생각을 이루기 위해선 한쪽만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럼 그가 선택해야 할 쪽은 늑대인걸까요, 아님 자신의 마음을 빼앗아간 예쁜 코요테일까요? 아닐 이 둘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될까요?

 

이처럼 소설은 다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합니다. 까치와 까마귀가 친구가 되고, 까치와 늑대가 한 무리가 되고, 늑대와 코요테가 사랑을 나누게 되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정해놓은 다름의 차별과 그 구별의 선을 허물어 버리고 하나 됨을 이야기합니다.

 

뿐 아니라, 남들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것이 잘못인지를 묻습니다. 남들과 다른 이상한 까치, 남들과 다른 이상한 늑대는 정말 까치가 아니고, 늑대가 아닐까? 오랜 관습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큰 일이 나는 걸까요? 소설은 오히려 까치 매기와 늑대 라마의 모습에서 남들과 다른 정체성이 도리어 더 큰 아름다움을 가진 또 다른 신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소설은 사회적 편견이나 선입견에 갇힌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험 이야기를 통해, 야성, 다름, 편견이나 선입견 등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소설입니다. 청소년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읽으면 좋을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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