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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물거품 - 위대한 정신 칼릴 지브란과의 만남
칼릴 지브란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갓 대학생이 되어, 멋모르면서도 선배들을 따라 최루가스 난무한 곳에 서 있기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 학사주점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떠들썩하게 놀던 그때가 생각난다. 아무리 ‘응답하라 1988’ 외쳐도 응답하지 않는, 이젠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들. 그 당시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남들이 읽기에 따라 읽었던 책들 가운데 하나가 칼릴 지브란의 책들이 아닐까 싶다. <응답하라 1988>에서 살짝 등장했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를 시작으로 하여, 칼릴 지브란의 불세출의 명작 『예언자』, 그리고 『모래 ․ 물거품』 등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젊은이들이 끼고 다니던 그때 그 시절의 책들이 당시 그 모습 그대로 금번 진선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이렇게 나온 『모래 ․ 물거품』을 만나보니 어쩐지 그 시절이 응답하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든다. 무엇보다 표지가 그 당시 그대로여서 추억에 젖게 만들기도 하고,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도 하다.
칼릴 지브란의 『모래 ․ 물거품』는 1926년에 출간된 책으로 저자의 수많은 경구와 우화, 비유와 잠언 등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위대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의 지혜가 담겨진 잠언들이니만큼 하나하나가 힘이 있다.
표지는 당시 그대로지만, 30년 가까이 지난 뒤에 다시 읽는 『모래 ․ 물거품』 속에 담겨진 수많은 지혜, 그 경구들은 새롭기만 하다. 그래, 칼릴 지브란의 글들이 이런 느낌이었지 싶은 글들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 이런 글도 있었구나 싶은 내용들도 많다.
삶의 지혜를 이야기하는 잠언 경구들이니만큼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기 보다는 한 구절 한 구절을 깊이 묵상하면 더 큰 힘으로 되돌아올 그런 내용들이다.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야 할 내용들임을 생각할 때, 책은 비록 얇디얇지만, 그 지혜의 두께만큼은 결코 얇지 않은 책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만약 그대가 아름다움을 노래한다면 비록 사막 한가운데 홀로 있다 하여도 들어주는 이가 있을 것입니다.(40쪽)
그대는 식욕이 당기는 이상으로 먹어서는 아니 됩니다. 빵의 나머지 반쪽은 타인의 것입니다. 또한 우연히 찾아들지 모르는 낯모를 손님을 위해서도 조그마한 빵 한 덩어리는 남겨 놓아야 합니다.(52쪽)
그대가 베풀 때, 그대의 모습은 진정 자비롭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무언가 베풀 때면 얼굴을 돌리십시오. 그대의 눈에 받는 이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비춰지지 않도록.(53쪽)
어쩐지 지키기 힘겨운 삶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당시 이런 글귀를 보며, 그래,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했던 생각들이 떠오른다. 한편으론 과연 얼마나 그런 모습으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되고. 위대한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간다면,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만 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게 분명한 잠언들. 역시 칼릴 지브란의 책을 다시 책장 잘 보이는 곳, 손이 쉽게 가는 곳에 꽂아 둬야겠다.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