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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금번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번역 출간된 가와무라 겐키의 신작 소설 『4월이 되면 그녀는』은 아무래도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April Come She Will>을 들으며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사이먼 앤 가펑클의 <April Come She Will>이 언급되기도 하고, 소설의 챕터 전개 역시 노래와 유사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물론, 소설은 4월부터 3월까지 1년간을 언급하지만 말이다. 꼭 사이먼 앤 가펑클이 아니더라도,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곡들을 틀어놓고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4월이 되면 그녀는』은 한 마디로 연애소설이다. 달달하거나 풋풋한 사랑도,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는 뜨거운 사랑을 그려내는 연애소설이라기보다는 때론 맹맹하기도 하고, 때론 정인지 사랑인지 혼란스러운 사랑, 때론 남들 다 하는 것이기에 하는 것 같은 타성에 젖은 사랑, 때론 끈적거리기도 하고, 때론 아프고 슬픈 사랑을 소설을 통해 만나게 된다.
정신과의사인 후지시노는 수의사인 약혼녀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둘은 이미 사실혼 관계로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결혼 준비 역시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후지시노는 어느 날 대학시절 사진동아리 후배이자 자신의 첫사랑인 하루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보내온 편지. 헤어진 지 9년 만에 접하는 소식. 그 뒤로도 하루는 프라하에서, 아이슬란드에서 편지를 보내온다.
이들 편지를 통해, 후지시노는 자신의 풋풋하지만 끝내 안타깝게 헤어진 아련한 첫사랑을 돌이켜 보며, 현재 안정적인 동거생활, 하지만, 식어버린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과연 9년 만에 우유니 호수에서 날아온 편지는 후지시노의 사랑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소설 속 첫사랑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끝내 애절하고 아픈 결말을 맞는다. 이런 아프고 슬픈 사랑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를 소설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안정적인 사랑에 찾아온 위기가 도리어 사랑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도 멋스럽다.
소설 속엔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등장한다(콘텐츠라 칭하기엔 소설 속 문화 코드는 아날로그 감성이지만.). 사진이 등장하고, 영화, 음악이 등장한다. 이런 것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추억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들게 하기에. 이러한 추억감성은 한때 열정적이었지만, 이젠 식어버린 것들을 다시 회복케 하는 접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특히, 더스틴 호프만의 풋풋한 모습을 만나게 되는 <졸업>이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모두의 사랑은 한때 뜨겁고 열정적이었을 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정은 정에게 자리를 내어놓게 된다. 아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끝내는 아무런 감흥이 없음에도 함께 하는 생활이 습관이 되고, 관성이 되어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연애감정을 잃은 이들에게, 『4월이 되면 그녀는』, 이 소설은 연애감정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물론,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의 사랑의 회복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