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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 두 기자 ㅣ 바일라 2
정명섭 지음 / 서유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정명섭 작가의 신작 청소년 소설 『남산골 두 기자』는 조선시대에도 신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작가의 상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김생원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글공부뿐이지만, 등용되지 못한 무능한 백면서생에 불과하다. 그런 김생원은 자나 깨나 양식 걱정인 부인에게 떠밀려 돈을 벌기 위해 운종가로 나갔다가 그곳에서 예전에 함께 동문수학하던 친구를 만나 친구의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 사업은 다름 아닌 조보를 인쇄하여 사람들에게 파는 최초의 신문 사업이다. 김생원은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 신문에 써 올려야 하는 기자가 된다.
이렇게 얼떨결에 기자라는 것이 된 김생원은 자신의 소년 노비 관수와 함께 세상의 이모저모를 만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한 모습인지를 알게 되고, 정의를 세워나가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즉 글을 통해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들을 감행하게 된다.
고아들을 돌본다는 목적으로 세워진 활인서 내의 고아원 관리들이 도리어 아이들을 노비로 넘기는 일을 획책하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변화와 발전이란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의 유익만을 챙기려는 장빙업자들의 갑질을 보게도 된다. 또한 조선 시대 소방관인 ‘멸화군’이 받는 상상 이하의 처우에 대해서도 보게 되고. 노비가 자신의 소유라고 하여 함부로 처벌하는 양반들의 만행을 보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세상 속 부조리들을 발견하며, 세상의 온갖 회유와 외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 믿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진실을 밝히는 일들을 감당하는 김생원의 용기 있는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록 실제로 조선시대에 신문이나 기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에 벌어졌을 법한 일들을 고발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글을 쓰는 김생원의 모습은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소설의 무대는 조선시대이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이지만, 과연 오늘 우리 시대에 이런 부조리한 모습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묻게 된다. 소름 돋을 정도로 그 시대의 모습은 또한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멸화군의 처우 문제는 오늘 우리의 소방공무원들을 향한 정책과 대우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우리 주변엔 수많은 갑질로 인해, 사람 아닌 대접을 받는 이들이 여전함에 한숨짓게도 되고. 무엇보다 수많은 부조리의 모습, 그 폭력 앞에 거룩한 분노를 끌어올리게도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뭔가 뜨거운 것이 솟아나게 됨을 느낀다. 그 뜨거움은 바로 정의와 진실을 세우기 위한 뜨거움이다. 이러한 뜨거움이 오늘 우리 독자들의 삶 속에서도 다양한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면 좋겠다. 무엇보다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청소년기의 독자들이 이 책, 『남산골 두 기자』를 읽으며, 재미를 느낄뿐더러 세상의 부조리를 향한 거룩한 분노를 키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