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의 길을 걷다 - 동화 같은 여행 에세이
이금이 외 지음 / 책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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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서적이 마치 봇물 터진 것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여행에 대한 관심과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게다. 그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수준의 책들도 없지 않다. 여행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서적이야 대체로 여행 전문가들의 작품이기에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행에세이 서적들 가운데는 마치 자신의 이력을 늘리려는 의도나 자기만족을 위해 책을 써낸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책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예전엔 여행 에세이 서적을 즐겨 읽곤 했는데, 요즘엔 여행 에세이 서적이라고 하여 무턱대고 손이 가진 않는다.

 

그러던 차, 말랑말랑한 감성의 좋은 여행 에세이를 오랜만에 만났다. 이금이, 오미경, 이묘신, 박혜선, 이종선, 이렇게 다섯 명의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들이 함께 한 여행에 대한 에세이집으로 책 제목은 발트의 길을 걷다이다.

 

먼저, 책을 손에 들며, ‘발트가 어디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발트 3국을 여행한 이야기라는데, 발트 3국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처음엔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 발칸3국으로 착각했다. 그런데, 북유럽이란다. 북유럽이라면, 스칸디나비아 3(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은 알아도 발트3국은 글쎄다.

 

지도를 찾아보니, 발트3국은 발트 해를 중심으로 스칸디나비아 3국과는 마주보고 있는 형국이다. 스칸디나비아 3국이 발트 해 북서쪽이라면, 발트3국은 발트 해 동쪽의 작은 국가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이들 국가들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란 나라들이다. 이름도 생소한 이들 나라들은 구 소련의 지배를 받다 1990년대에 독립된 나라들로 그 면면을 알아갈 때, 우리의 역사와도 유사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저자들 가운데는 일제강점기 하 겪었던 우리의 아픔과 연관하여 언급하기도 한다.

 

이 책은 여행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흥들, 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곤 한다. 아마도 이게 좋은 여행에세이가 갖는 힘이 아닐까 싶다.

 

아동 문학가들답게(?) 그 글들도 참 예쁘다. 게다가 다섯 명의 저자이기에 조금씩 그 색깔도 달라 여러 가지 맛난 음식을 풍성하게 맛보는 것 같은 행복을 전해준다. 이들 다섯 저자들이 전해주는 발트 3국의 다양한 풍미는 읽을 때는 맛날뿐더러, 다 읽고 난 후엔, 떠나고 싶은 갈증을 유발한다.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자유와 독립이란 같은 열망을 품고, 서로의 손을 잡고 연결한 발트의 길’, 그 역사와 이야기만으로도 발트3국을 찾을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네들이 만들었던 그 자유와 독립의 발트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 건물 하나에도 익살과 해학을 담아낸 캣 하우스의 고양이 상을 그네들의 멋과 여유를 느껴보고도 싶다. 십자가 언덕을 거닐며, 수많은 십자가에 담겨진 간절함, 그 간절한 열망의 무게를 느껴보며, 나의 간절함을 회복하고 싶기도 하고.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발트의 길을 걷다를 읽을 때엔 좋은 곳을 알게 된 행복에 젖게 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그곳을 나 역시 거닐고 싶다는 기분 좋은 갈증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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