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세계 1
캣 폴스, 효고노스케, 최영열 / 가람어린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가람어린이에서 또 하나의 재미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해저 세계란 제목의 SF 판타지 동화인데, 제목 그대로 해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환경이 파괴됨으로 해수면이 점차 높아지자 좁은 땅에서 많은 인구가 살아가는 게 점점 힘겨워집니다. 그렇기에 이제 해저 세계에서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생깁니다. 이들을 동화 속에선 정착민이라 부릅니다. 해저 세계 속에 새롭게 정착한 정착민들. 하지만, 그들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들 앞에 여러 가지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위기는 동화 속 주인공 타이에게도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시블라이트 갱단의 위협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이들이 해저 세계에서 자꾸 약탈을 해가기 때문에(정부를 향한 약탈이 대부분입니다.) 연방정부는 시민들이 조직을 구성하여 갱단 두목을 붙잡게 합니다. 만약 붙잡지 못하면, 해저 세계로 돌아가는 혜택을 끊겠다는 겁니다(사실, 혜택이라기보다는 정착민들의 정당한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이지만, 연방정부는 이를 마치 혜택인 양 포장합니다.). 게다가 주인공 타이가 곧 성인이 되며 얻게 될 땅 역시 얻을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과연 정착민들과 무법자들 간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판타지 동화 해저 세계는 물속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타이는 해저세상에서 태어난 1호 아이입니다. 그런데, 해저세상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아직 감춰진 능력들입니다. 타이 역시 특별한 능력이 있고요. 그 특별한 능력은 무엇일까요? 물론, 이야기 속에서 이러한 초능력이 무엇인지도 흥미롭긴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벌어지는 위기와 갈등이 이야기의 큰 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위기갈등은 1권보다는 2권에서 두드러집니다.

 

아무래도 1권에서는 해저를 무대로 한 그 지리적 배경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인 물속. 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그 물속에서마저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갑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허무맹랑한 설정에 그치는 것이 아님이 이 동화의 장점입니다. 작가는 과학적 지식에 상상의 옷을 입혀 해저 세계를 창조해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SF 판타지 동화라고 불러 마땅합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해저 세계를 시대를 앞서 미리 엿볼 수 있는 것은 독자들만의 행복입니다. 그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동화의 또 다른 주인공 소녀인 제마는 타이와는 달리 물 밖 세상 사람입니다. 해저에서 그 흔적이 끊긴 오빠를 찾아 물 밖 세상에서 물 속 세상을 찾아온 열다섯 살 당찬 소녀입니다. 이런 물 밖 세상 사람인 제마와 물속에서 태어나 물속에서만 살아가는 열다섯 살 소년 타이가 만들어가는 캐미도 흥미롭습니다. 서로 다른 삶의 배경, 다른 재능, 다른 삶의 목적 등이 낳는 갈등도 흥미로울뿐더러 이런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 우정을 쌓아가고 더 나아가 만들어 갈 풋풋한 사랑도 기대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판타지답게 참 재미납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 정도입니다. 뿐더러, 그 안에 작가가 버무려 놓은 묵직한 질문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질문들 가운데 하나가 존재 목적을 상실한 모습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를 든다면, 동화 속에 등장하는 해저 세계의 대표인 터퍼 대표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터퍼는 과연 누구를 위한 대표인 걸까요? 물 속 주민을 위한 대표일까요? 아님 권력자의 하수인으로서의 대표인 걸까요? 주민 대표라면 무엇이 그 존재 목적, 본질에 적합한 모습일까요? 마땅히 주민들을 위해 행동하고 살아가는 것이 대표로서 합당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주민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바로 주민 대표의 목적이요 본질일 겁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그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본질을 상실한 모습들이 이야기 속에서만 만나는 모습일까 질문해 보게 됩니다.

 

정부는 시민들의 안녕을 지켜낼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 속 정부는 시민의 안녕은 시민의 몫으로 돌리며, 진창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낸 정착민들의 땀방울의 결실을 착취하려고만 하네요. 이런 정부는 동화 속에서만 만나는 먼 나라의 이야기, 이제는 우리에게서도 먼 과거의 이야기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아무튼 이런 묵직한 질문들이 재미난 이야기 속에 버무려 있으니, 그것들을 찾아내는 것 역시 독자들의 몫입니다.

 

,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모험에로의 초대입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모험이란 단어는 동화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현실 속 아이들을 동화는 모험으로 초대합니다.

 

위험 속에 사는 것과, 안전하게 살지만 내 땅 없이 사는 것 중에 어떤 게 나을까? 우리 아이들이 수백만 명이랑 뒤엉켜서 모험심도 꿈도 없이 살길 원해요?(183)

 

바로 이러한 제마 아빠의 음성에 해저 세계를 고집하는 이유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우린 해저 세계 속으로 당장 들어갈 수도,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동화를 통해, 그 신비한 모험, 위험하지만 용감한 도전을 우린 즐길 수 있습니다.

 

아무튼 재미난 이야기이기에 1권을 손에 든 독자라면 마땅히 2권도 찾게 됩니다. 그럼 2권으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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