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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캠핑 중
심진규 지음, 배선영 그림 / 연지출판사 / 2017년 7월
평점 :
『아빠는 캠핑 중』이란 제목의 동화집을 만났습니다. 201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된 심진규 작가의 단편동화집입니다. 책엔 도합 8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동화집 제목이 『아빠는 캠핑 중』이라고 하여, 캠핑에 푹 빠진 철부지 아빠를 먼저 떠올려봤답니다. 그런데, 동화책 표지 그림을 보니, 배낭을 메고 있는 아빠 뒤편으로 송전탑이 보입니다. 뭔가 다른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란 암시를 그림은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캠핑 중인 아빠는 야외에서 신나는 캠핑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아빠는 가족들과 캠핑하길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캠핑은 즐거운 캠핑이 아닙니다. 부당해고에 대한 고공 시위 캠핑입니다.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건 캠핑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일선 교사인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동화가 꼭 아름다운 이야기나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우리 사회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 책이 말하는 바는 아름답고 신나는 상상 속의 모험 등을 그려내고 있진 않아요. 어쩌면, 어둡고 무겁고 외면하고 싶은 그런 사회의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신나는 모험 가득한 이야기들, 아름답고 맑은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길 바라요. 하지만, 세상은 그런 것들만 보고 알아서 되는 곳은 아닙니다. 마땅히 세상의 문제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과 건강하게 해석하고 접근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야만 합니다. 그렇기에 이 동화집 『아빠는 캠핑 중』은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시선을 갖게 해주는 너무 고맙고 건강한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동화집 속에 담겨진 동화들이 모두 무거운 건 아닙니다. 「실내화를 찾습니다」처럼 귀여운 동화도 있어요. 어린 동생의 귀여운 행동으로 인해 새 실내화 한 짝을 잃어버린 아이. 그리고 그런 친구를 위해 ‘실내화를 찾습니다.’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는 반 아이들의 예쁘고 훈훈한 모습을 보게도 됩니다.

이런 동화들을 통해, 많이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깜 아저씨」에 등장하는 이 땅의 수많은 깜 아저씨들도 일한 만큼 보수를 받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되겠고요. 「401호 욕할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층간소음으로 감정을 상하고 서로 힘겨워 하지만, 그럼에도 무조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상대의 상황도 고려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회도 되겠지요.
심진규 작가의 동화집 『아빠는 캠핑 중』, 참 좋은 동화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