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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나쁜 한마디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24
다카다 게이코 지음, 사노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언제나 선생님은 옳고, 학생은 틀린 걸까요? 언제나 아이들은 정당한 경우에만 꾸중을 들을까요? 다카다 게이코의 장편동화 『선생님의 나쁜 한마디』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동화입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그런데, 좋아하던 선생님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둔다면? 게다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호랑이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다카다 게이코의 『선생님의 나쁜 한마디』은 바로 이런 설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가나코네 학교는 담임선생님이 2년씩 맡아 지도합니다. 그러니 3학년 때 담임선생님 호소노 선생님이 4학년이 되어서도 담임을 맡아야 맞습니다. 그런데, 그만 호소노 선생님이 출산 때문에 휴직하게 되고, 우에다 선생님이 새롭게 4학년 담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에다 선생님은 엄한 선생님입니다. 강하고 직설적인 말들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행동들이 악의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들은 아닙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바른 교육의 일환이죠. 그럼에도 선생님의 엄한 대응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렇게 엄한 우에다 선생님은 정작 자신에게는 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르치는 내용도 실수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우에다 선생님은 얌체다.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선생님이다. 실수로 혼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그럼 마음도 가뿐해지고 좋을 텐데. 그렇게 한마디만 해 줬더라면... (19쪽)

동화 속 우에다 선생님 뿐 아니라, 우리 모두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면서도 타인에겐 엄한 모습을 보이곤 하죠. 하지만, 실상은 반대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인에게는 관대해지며, 나 자신에게는 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쉽진 않지만, 이런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우에다 선생님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엄하게 아이들을 다루어 아이들이 상처를 받죠. 그래서 아이들은 예전 선생님을 더욱 그리워할 수밖에 없고요. 이처럼 동화는 바뀐 선생님으로 인해 겪게 되는 아이들의 혼란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습들도 그려냅니다. 물론, 이런 혼란과 아픔, 상처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에다 선생님은 단체를 강조합니다.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사라진 공동체는 가짜가 아닐까요? 개개인의 성향이나 개인의 기호, 취향을 전혀 묵살해버린 공동체는 괴물에 불과한 겁니다. 우에다 선생님은 이런 실수를 범하고 있네요.
게다가 선생님은 매일 마지막 시간은 ‘반성의 시간’을 갖곤 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아니라, 친구들의 잘못을 꼬집어내고 잘잘못을 따지고 고자질하는 시간으로 변질되어 버립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각자의 잘못들을 끄집어 냄으로 또 다른 잘못들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은 도리어 그토록 선생님이 강조하는 공동체성을 파괴해버립니다. 내 곁에 있는 친구는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어울릴 동무가 아닌 내 잘못을 지적하고 고발할 고발자에 불과한 겁니다.
나는 마구 소리 지르고 싶었다. 우리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3학년 때는 그렇게나 사이좋게 지냈는데. 누가 울면 모두 함께 울었잖아. 하지만 나도 그렇게 소리 내어 말할 용기는 없었다.(90쪽)
이렇게 선생님은 여러 실수를 범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실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 여기에 동화의 초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실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실수를 여전히 바른 교육 방법이라 착각하며 아이들에게 상처만을 주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아울러 혹 우리 아이들도 이런 교육의 피해자가 되고 있진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합창대회’가 그 장이 됩니다. 자신들만의 힘으로 시도하게 되고, 틀을 깨뜨리게 되고, 성장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함께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알아감이 귀하고 소중합니다. 그러니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함은 어른이 강제적으로 만들어가려는 모습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고 느끼는 그런 성장이야말로 진짜 건강한 성장임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우리 아이들 곁에서 하나에서 열까지 지적하고 고쳐줘야 할 것 같지만, 아이들 스스로에게 이미 성장의 동력이 감춰져 있음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록 아파한다 할지라도 아이들 스스로 한 계단 올라가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