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진 폴 2 - 인간계 생활 매뉴얼
남지은 지음, 김인호 그림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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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자기가 말썽을 부려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었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미션을 감당하면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은 추방된 것이 아니라, 잘못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징계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추방당한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이제 하늘의 그분은 자신이 지상에서 소멸되든 말든 상관치 않는 것은 아닌지. 쿠폰북에 도장을 찍는 미션은 허울일 뿐, 자신은 지상에서 소멸될 운명인 건 아닐까 의문에 빠진다.

 

이런 폴의 고민은 어쩌면 오늘 우리들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역시 에덴에서 영원히 추방당한 존재는 아닐까 하는 의문. 과연 신이 있다면, 그 신이 내 삶의 소멸됨을 신경이나 쓸까 하는 의문 말이다. 그렇기에 폴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 되고, 폴을 향해 응원을 보내게 된다.

 

아무튼 이처럼 지상에서의 생활에 의문과 회의를 느끼는 폴에게 다가온 여인이 바로 서희다. 서희는 폴이 지상에서 살아감에 활력소가 된다. 서희는 폴에겐 운명의 여인이다. 사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넵퍼를 본다는 것 자체가 둘이 운명이란 증거. 하지만, 서희는 이런 사실을 모른다. 그렇기에 자신의 운명의 남성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남성을 자신의 운명의 짝이라 믿는다. 이처럼 사랑의 방향은 서로 엇갈린다. 이처럼 서로 엇갈린 로맨스의 진행을 보게 되는 것도 재미나다. 서희가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가 있음을 알면서도 서희를 위해 무리해가면서 자신의 능력을 쓰는 폴의 모습이 때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더 응원하게 된다.

 

한편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역시 사랑은 쉽지 않다고. 천상의 존재인 폴 역시 어쩌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이루어진 사랑은 더욱 소중한 걸까? 그럼에도 우린 이렇게 소중한 사랑을 종종 잊고 살 때가 있음을.

 

여전히 폴을 곤경으로 몰아세우는 존재는 악의 무리 가운데 한 무리의 보스인 ’. 폴에게 시궁창이라 불리는 궁은 폴을 소멸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점점 더 위험한 계획을 세워나간다. 특히, 폴이 소중하게 여기는 인간 서희의 존재를 알아버린 궁. 과연 폴은 궁으로부터 서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처럼 악의 무리가 가하는 위협은 여전히 긴장감을 조성하며 재미를 유발시킨다. 역시 악당은 흥미를 이끌어낸다.

 

또 다른 재미는 폴을 돕는 천사 10년 이상 주연 한 번 해보지 못한 별 볼일 없는 연극배우 시내 양과의 썸 역시 한 몫 한다. 10년 이상 미생에 머물러 있는 시내 양 역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생인 시내 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둘 간의 썸을 보게 됨은 어쩔 수 없다.

 

솔직히 몰입도와 흥미진진함은 다소 떨어진다. 그럼에도 가볍게 읽는 재미가 있는 웹툰인 것은 분명하다. 2권에서 스토리는 끝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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