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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여기서 구해 줘! ㅣ 한림아동문학선
살라 나우라 지음,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숨겨진 보물을 찾는다는 모티브는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곤 한다. 여관에 찾아온 손님을 통해 얻은 보물섬에 대한 지도 한 장으로 모험을 떠나는 짐 호킨스의 모습. 해적의 보물을 찾은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모습 등은 어린 시절 어딘가에 숨겨진 보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여기 또 하나의 숨겨진 보물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나 좀 여기서 구해 줘!』란 제목의 재미난 동화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헨릭 네 가정은 특별한 어려움 없고 가족 간에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다. 마치 매일의 삶이 잔잔한 호수 수면과 같은 일상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란 분이 찾아왔다. 헨릭은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한 할머니. 그동안 치매로 인해 요양원에 계셨다는데, 요양원에 불을 지르고 도망 온 혐의를 받는 할머니. 그 할머니로 인해 잔잔하던 헨릭 네 가정은 묘한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아버지가 젊은 시절 금괴를 묻어뒀는데, 그곳이 어딘지 증조할아버지도 잊어버렸다는 것. 이런 비밀을 알게 된 헨릭 네 가족은 집 정원 곳곳에 웅덩이를 파기 시작한다. 급기야 증조할아버지네 토지는 마을 공원까지였음이 밝혀지고, 금괴에 대한 소문이 퍼져 나가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일상의 삶을 팽개치고 공원으로 모여들고, 공원은 온통 파헤쳐진 구덩이 동산으로 변하고 만다.
그런데, 과연 금괴는 있는 걸까? 엉망이 되어버린 가정과 마을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치매를 의심받는 한 할머니의 비밀스러운 정보에 온 도시가 금괴소동을 벌이게 되는 이야기인 『나 좀 여기서 구해 줘!』는 금괴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 인간의 욕심과 이로 인해 파괴되어지는 일상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펼쳐내고 있다. 금괴에 대한 욕심으로 우정이 흔들리기도 하고, 사랑 넘치던 부부가 다투기도 한다. 금괴로 인해 그렇게 사랑하던 취미들마저 뒷전으로 밀려나고, 심지어 파괴된다. 이처럼 순식간에 파괴되는 일상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욕망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보물에 대한 관심은 또 다른 모험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온 도시에 묘한 활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그 활기가 공원을 온통 파헤치게 만들어 버리지만, 놀랍게도 이런 파괴 행위를 통해 또 다른 다른 멋진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들이 찾던 보물인 금괴는 아니지만, 또 다른 멋진 보물들을 찾아내는 이야기. 게다가 금괴는 실재한다.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겐 모험을 향한 즐거운 환상을.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욕망의 악마적 파괴성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물론 이러한 욕망을 뛰어넘는 멋진 관계 역시 등장한다. 재미와 깊은 울림, 그리고 감동과 묘한 흥분까지 있는 좋은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