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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평점 :
오기와라 히로시의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제155회(2016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기대감을 품고 책장을 펼쳐드는 순간부터 견디기 힘든 먹먹한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몰려온다.
특히, 첫 번째 단편 「성인식」은 정말 눈물유발 작품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무래도 아이를 기르는 부모 된 입장에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상상만으로 견디기 힘겨운 일이기에 더욱 공감했을지도 모르겠다. 딸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내고 딸이 남긴 추억 속에 함몰되어 정상적 삶을 살아갈 수 없는 부모의 모습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러던 그들은 딸이 살아있었다면 이번 성인식에 다른 청년들처럼 참여했을 거란 생각에, 죽은 딸을 대신하여 둘이 성인식에 참여하려 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성인식은 결국 부모에겐 통과의례가 된다. 슬픔의 삶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게 되는 통과의례 말이다.
지금 돌아가면 또 한탄과 회한의 날들이 시작될 것이다. 오늘로 끝내고 싶었다. 스즈네를 위해서기보다 자신들을 위해서였다. 우리는 늘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슬픔을 어느 시점에서는 과감하게 떨쳐내야 한다. 나와 미에코에게도 성인식이 필요한 것이다.(44쪽)
유독 「성인식」이란 작품이 읽어내기 힘겨울 정도로 아프고 먹먹했던 이유는 단지 부모 된 입장에서 자녀의 상실을 상상해서만은 아닐 게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모두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부모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진행 중인 아픔,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상처. 그렇기에 「성인식」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성인식, 통과의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6편의 단편 모두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이야기가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들 이야기다. 우리들이 가장 염려하게 되는 문제는 뭘까? 바로 ‘상실’ 아닐까? 가족 구성원의 상실이 가장 염려되겠고, 관계의 상실 역시 우릴 힘겹게 할 테고. 바로 이런 상실의 아픔을 책은 보여준다. 모녀간의 단절이 가져온 상실, 부자간의 상실, 부부간의 상실, 가정 폭력, 아버지의 죽음과 유산으로 받은 멈춰버린 시계. 등 모두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실들.
하지만, 상실에서만 멈추진 않는다. 상실의 먹먹함을 뛰어넘어 화해와 회복으로 향하게 된다. 여기에 잔잔한 감동이 있다. 때론 감동조차 먹먹하지만 말이다.
6편의 단편 모두 서로 다른 먹먹함의 감동을 전해주는 단편집이다. 소장하고 꼭 다시 꺼내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