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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
E. 캐서린 베이츠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귀족 / 2017년 5월
평점 :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이란 제목을 가진 E. 캐서린 베이츠의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1907년에 발표되어진 책으로 금번 ‘책읽는귀족’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보이는 세계만이 전부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할까? 지금 내가 호흡하는 세상만이 진짜일까? 이곳과 평행한 또 다른 세상에서 나 아닌 내가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게다. 그리고 이런 의문은 많은 문학작품으로 반영되기도 한다. 혹 이런 질문을 품고 이 책을 접근한다면 별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는 위 질문들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평행공간으로서의 보이지 않는 세계가 아닌, 죽음 이후의 세계, 또는 영혼의 존재와 같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죽은 자의 영혼, 유령 등의 존재, 그들과의 접속을 의미한다. 물론, 죽은 자의 영혼이나 유령의 존재 경험만이 아닌, 같은 시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펼쳐지는 사건을 눈앞에 보는 것처럼 보는 신비한 체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이것 역시 영혼의 작용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심령과의 접속에 대해 허무맹랑한 논리라거나 거짓말이라 단정 짓고 책을 접근한다면, 이 책은 짜증나고, 백해무익한 책이 될 수도 있겠다. 마치 마술의 트릭이나 속임수를 밝혀내고야 말겠어 라는 심정으로 마술을 접근하면, 아무리 흥미진진하고 멋진 마술이라도 흥미롭고, 즐겁기보다는 골치만 아픈 시간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 책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은 조금 오픈된 마음으로 읽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지 않게,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면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 속에서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들과의 접속이 존재한다. 이들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저자는 이런 이야기들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가급적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사건들을 풀어내고 있다.
유령의 체현을 보기도 하고, 신비한 투시력을 경험하기도 하며, 오래된 유물에 얽힌 그 주인의 유령을 만나기도 하며, 초상화 그림 속 인물의 영혼을 초상화 주변에서 만나기도 한다. 또한 꿈을 통해 오랜 과거 속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자동 수기’를 통해 과거 속 감춰졌던 사건들의 진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마치 친구처럼 유령이 미래에 대한 위험을 예고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심령 현상들을 읽다보면, 때론 등골이 시원해지기도 하지만, 또 때론 영혼이 품고 있는 한이나 소망 등을 느끼게 되어 뭉클해지기도 한다.
이 책을 접근할 때의 마음가짐을 잘 보여주는 책 속의 구절이 있다.
사기를 발견하겠다고 단단히 결심하면 가끔은 진실을 대가로 지불하면서까지 목적을 이루기도 한다.(77쪽)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 가운데 사기에 불과한 것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밝혀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접근함으로 목적을 이루되, 자칫 감춰진 세상,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접속 기회를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마음을 닫고 읽거나 반대로 너무 몰입하여 신비적 감정으로 읽지 않는다면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