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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를 잡아라! -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이윤 지음, 홍정선 그림 / 웅진주니어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이윤의 『도플갱어를 잡아라!』는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2013) 단편부문 대상 수상작입니다. 책에는 모두 4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도플갱어를 잡아라!」는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들이 범람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가짜’인 도플갱어들이 나타나 ‘진짜’ 행세를 합니다. 그런데, 정말 도플갱어는 ‘가짜’일까요? 어쩌면 도플갱어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우리 안에 억눌려 있는 ‘진짜’ 모습은 아닌지 동화는 이야기합니다.
우리도 어쩌면 외부의 시선 때문에 내 ‘진짜’ 모습을 억누르고 살고 있진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의 통념이나 선입견 때문에 내 안의 ‘진짜’ 모습을 억누른 채 왜곡된 모습으로 그것이 진짜 나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구 관찰자들」은 달나라 달토끼 가정의 시선으로 지구를 바라봅니다. 달나라는 지구보다 이미 문명이 발달했던 곳이라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문명이 파괴되어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마침 다른 곳에 다녀왔던 달토끼 가정만이 살아남았죠. 그런 그들의 경험과 시선으로 지구를 관찰하는데, 아름다운 지구 역시 자신들이 겪었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외부의 시선으로 관찰하며 이야기합니다.
때론 이처럼 외부의 시선으로 우릴 돌아봄으로 우리의 잘못을 깨닫고 궤도를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할아버지와 꽃신」은 노인문제를 접근하고 있습니다. 바로 신발의 관점에서 말입니다. 신발의 관점이라니 이상하죠? 동화 속 시대는 신발이 반려 상품이 되는 시대입니다. 외로운 노인들이 말할 상대는 첨단으로 개발된 신발뿐입니다. 신발은 주인과 함께 걸을뿐더러,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처럼 신발의 시선으로 자신의 주인은 할아버지를 바라보는데, 할아버지는 자신과 같은 첨단 신발보다 낡은 꽃신을 더욱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과연 그 속에는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을까요?
이 동화는 노인의 외로움을 주제로 한 노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요즘 자식보다 강아지가 훨씬 낫다는 말들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러다 현실 속에서도 동화처럼 반려 상품이 자식들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자녀 된 입장에서 내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동화입니다.
마지막 「집으로 가는 아주 먼 길」은 집에서 일을 저지르고 밖으로 나간 아이가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그 무거운 발걸음을 이야기합니다(자그마치 백자를 깨뜨렸답니다.). 혼날 것이 겁난 아이는 가급적 먼 길로 돌아갑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서재에 들어갔다가 만년필을 두 동강 내고는 아버지의 퇴근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맞던 기억을 떠올려 보게 된 동화입니다. 이런 마음이 이젠 우리 아이들의 심정일 수 있구나 싶어요. 아이들의 실수를 방임해서도 안 되겠지만, 실수한 아이가 느낄 그 반성의 시간들, 조마조마한 마음도 헤아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결코 ‘집으로 가는 아주 먼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네 편의 단편 모두 참 좋네요. 단편동화의 매력은 장편과는 또 다른 맛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