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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2 - 맹세컨대, 난 스파이가 될 거야 ㅣ 스파이 걸스 2
앨리 카터 지음, 오현주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4월
평점 :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갤러허 아카데미는 외형적으로는 부유한 가문, 최상위층 극소수만의 딸들이 다니는 학교다. 하지만, 이 학교에는 외부 사람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다. 이 학교는 바로 스파이를 양성하는 학교라는 점을 말이다.
주인공 케미는 이곳 갤러허 아카데미 학생이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엄마가 이곳 교장이다. 전설적 스파이의 딸이자, 비밀스러운 갤러허 아카데미가 곧 집인 케미. 케미는 요새와 같은 학교 내에서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 통로를 알고 남몰래 사용하곤 한다. 게다가 케미에겐 스파이로서는 가장 큰 능력일 수도 있는 한 가지 재능이 있다. 케미가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그곳에 케미가 있는 줄 알아차리지 못할 그런 능력. 존재감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능력으로 학교 내에서 존재감이 최고인 케미다.
10 여 개국 언어를 능통해야 하고, 또래 아이들이 따라갈 수 없을 학문적 실력을 갖춰야만 할뿐더러, 격투기마저 뛰어난 실력을 갖춰야만 하는 학교의 여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참 재미난 소설이 『스파이 걸스』다.
2권 「맹세컨대, 난 스파이가 될 거야」에서는 여학생들만이 생활하는 기숙학교 갤러허에 정체불명의 남학생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다름 아닌 갤러허처럼 비밀스러운 학교인 ‘블랙손 특별학교’ 학생들이다. 여자 스파이를 길러내는 여학교가 있었던 것처럼, 남자 스파이를 길러내는 비밀 학교 역시 있었던 것. 이렇게 두 스파이 학교 학생들이 함께 경쟁하기도,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는 이야기가 2권의 이야기다.
이번 이야기 역시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우연히 교장선생님에게 뭔가 비밀이 있는 것을 감지한 케미와 친구들은 교장선생님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고, 그런 가운데, ‘블랙손’이란 단어를 알게 된다. 이 단어 안에 자신들의 학교인 겔러허를 뒤흔들고 파괴할만한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냈는데, 바로 그 ‘블랙손 특별학교’ 남학생들이 등장했다. 과연 이들에게 감춰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들은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일까? 아니면 뭔가 더러운 음모를 품고 있는 적일까? 그리고 그들이 뭔가 비밀스러운 음모를 갖고 있다면, 그 음모로부터 학교를 지켜내려는 케미와 친구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스파이 학교라는 독특한 소재와 그에 걸맞는 사건사고들로 인한 흥미진진함이 소설 전반에 흐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뒤흔드는 남학생과의 캐미가 재미나다. 바로 케미의 또 다른 사랑의 시작과 진행이 말이다.
소설 속 캘러허 아카데미는 다른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온갖 기술, 지식, 정보들을 가르쳐준다. 수많은 외국어를 능숙하게 하도록 하고, 온갖 싸움의 기술도 알려준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사춘기 소녀들의 성장통만큼은 가르쳐줄 수 없다. 이건 오롯이 본인들 스스로 겪으며 헤쳐 나가야 할 문제다.
나는 헛간의 창문을 잠깐 쳐다보았다. 그곳에서 참 여러 가지 기술을 배웠다는 생각이 스쳤다. 눈을 보호하고 몸을 지키는 방법 같은 것들을. 주먹은 재빨리 피하고 바로 킥을 날려야 한다, 같은 것들. 그러나 아무리 갤러허 아카데미라도 마음을 보호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310쪽)
바로 이러한 사춘기 소녀의 성장통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 소설이 갖는 또 하나의 재미다.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소설, 이제 3권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