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원정대 독깨비 (책콩 어린이) 45
이미영 지음, 김창희 그림 / 책과콩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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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잠을 자다 울며 깬 적이 있습니다. 달래며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꿈속에서 아빠가 죽었다는 겁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어린 시절엔 부모님이 혹 날 두고 돌아가시진 않을까 하는 염려로 인해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임에도 우린 이처럼 가상의 슬픔으로 아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랑하는 부모님을 떠나보낸 이들이라면 그들이 겪을 슬픔, 아픔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장편동화 아빠 원정대는 바로 이런 슬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찬희에겐 아빠가 없습니다. 산을 유독 좋아하던 아빠는 결국 산에서 사고를 당하여 돌아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빠를 그리워하던 찬희는 큰바람의 달이란 곳에서 찾아온 홍사옥 씨의 의뢰에 따라 탐정이 되어 아빠를 찾기 위해 큰바람의 달로 떠나게 됩니다(사실, 찬희가 탐정이 된다는 설정은 조금은 어색합니다. 굳이 탐정이 되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또한 탐정이라고 해서 탐정으로서의 모습을 특별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갑자기 탐정이 된 찬희에겐 오래된 조수가 있었습니다. 그 조수는 바로 엄마랍니다. 이렇게 찬희와 엄마, 그리고 사건을 의뢰한 홍사옥 씨, 여기에 마을의 떠돌이 강아지 마루까지. 이렇게 넷은 찬희의 아빠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과연 찬희는 아빠를 만나게 될까요? 만약 만난다면 그 만남은 어떤 만남이 될까요?

 

이미 세상을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는 가족들의 마음.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남은 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동화는 이야기합니다.

 

동화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합니다. 하늘을 나는 개구리 열차(실제 커다란 개구리)가 등장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구분이 없이 모두 똑같이 (마치 사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눈송이가 따스하기도 하고요. 죽은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이런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예쁜 문구들이 많아 동화를 아름답게 합니다.

 

무엇보다 찬희는 모험을 통해, 아빠를 잃은 슬픔을 딛고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동화는 결국 이러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 봄이 있으면 겨울이 있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단다. 세상은 늘 봄이 아니란 말이지. 산속에 사는 동물들을 생각해 봐. 봄에는 산과 들에 먹을 것이 많잖아. 하지만 겨울에는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며 먹이를 찾아다니지. 그러면서 크는 거야. 더 단단해지면서 강해지고. 모험은 결코 살기 편한 세상에서는 일어나지 않거든! 아빠 생각에, 가슴에 이야깃주머니를 가득 채운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해.”(37)

 

아빠를 잃고 살아가는 찬희는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겨울의 시간을 통해 도리어 더 단단하고 강하게 성장하게 됨을 동화는 보여 줍니다. 찬희와 함께 떠나는 아빠를 찾는 모험을 통해,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들이 단단하고 강하게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무리 겨울이 혹독하고 힘겹다 할지라도 아빠의 죽음과는 비교 불가합니다. 그만큼 큰 슬픔이죠. 하지만, 동화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런 슬픔조차 딛고 일어서야 하고, 일어설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것이 동화 아빠 원정대가 갖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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