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 정답이 없는 시대 홍종우와 김옥균이 꿈꾼 다른 나라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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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대해 많은 역사서를 집필한 작가이면서 또한 추리소설, 역사소설, 역사동화 등 다양한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정명섭 작가의 신간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망해가던 구한말의 시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조선을 꿈꾸던 두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적 개화파이자 3일천하의 주인공이기도 한 김옥균. 그리고 김옥균을 암살한 홍종우. 이 두 사람에 대해 책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역사서다. 하지만, 마치 소설을 읽는 듯 재미나게 읽게 된다. 아마도 당시 시대상이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때론 말도 안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김옥균과 홍종우를 생각할 때, 누가 옳은가 라는 접근은 아니다. 이 둘 다 자신이 꿈꾸던 조선을 위해 행동했던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 둘을 이렇게 평가한다. “방향은 같지만 길이 다르다.”

 

김옥균을 암살했다고 홍종우가 수구파일 수 없듯이 개화파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추구했던 것도 아니다.(125)

 

물론, 홍종우의 행동에 대해서는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명쾌하진 않다. 또한 김옥균의 행동(일본의 힘을 빌어 행동했던 일들)이 과도하게 어느 한쪽으로 해석되는 것도 옳지 않다. 작가의 말처럼, 당시대는 정답이 절실했던 시기였지만 아무도 정답을 알지 못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정답이란 것이 있을까? 무엇보다 큰 문제는 당시엔 진정한 지도자가 없었다는 점 아닐까? 아내의 치마폭에 휩싸인 왕. 친정 식구들이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도록 해준 왕후. 자신의 권세로 민중의 삶은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뱃속 채우기에만 급급한 민씨의 왕조였다는 것이 문제 아닐까?

 

만약 김옥균의 혁명이 3일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새로운 세상이 열렸을까? 물론,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질문은 무의미할 게다.

 

홍종우가 영웅이거나 아니면 수구세력의 앞잡이이던지. 김옥균이 친일 역적이거나 아니면 선각자이던지. 작가는 말한다. 이들 두 사람이 꿈꾼 나라는 사라졌다. 그리고 두 사람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288)

 

그렇다. 이들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각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다른 행동을 이끌어 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오늘 우리도 똑같은 모습으로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울러 우리 역시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말이다. 이제 우린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요 며칠 행복하고, 희망의 눈물에 울컥할 때도 많다. 책 제목과는 반대로 대한민국을 어느 누구도 버리지 않을 그런 나라다운 나라가 세워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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