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 - 펜 끝에서 살아난 우리 건축 천년의 아름다움
김영택 글.그림 / 책만드는집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이란 멋진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 소개해봅니다. 먼저, 이 책엔 멋진 펜화가 실려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펜화로 작품전을 연 펜화가입니다. 날카로운 펜은 서양의 필기도구죠. 그런 서양의 필기구로 동양의 건축미를 그려내고 있음이 언뜻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답니다. 그런데, 의외의 조합이 어쩜 이렇게 멋들어지게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됩니다.
게다가 수많은 선으로 작품을 그려내는 그 노력과 열정에 엄지 척! 세워보게 되고요. 날카로운 펜 끝에서 그려지는 선들이 모여 다양한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음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펜 끝에서 탄생하는 그림들의 대상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입니다. 그것도 건축 문화유산들. 작가의 펜 끝에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건축문화유산들은 그 아름다움을 뽐내게 됩니다.
물론, 이 책은 그림만을 보여주는 도록은 아닙니다. 책의 기본적 성격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건축문화유산에 대한 답사기라고 보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펜화를 그리기 위해 방문한 수많은 건축물들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들과 느낌을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훌륭한 문화유산답사기가 됩니다.
저자의 글과 펜화를 통해 우리의 멋진 건축 문화유산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을 읽으며, 예전에 다녀왔던 곳들의 느낌이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설렘을 품게도 됩니다. 신기한 것은 내가 느꼈던 느낌들 가운데 많은 것을 저자도 비슷하게 느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경주 안강 마을의 독락당의 경우 저 역시 오랫동안 뇌리에 남던 풍경이었는데, 저자 역시 그동안 돌아본 옛 저택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말하라면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곳이라니 역시 느끼는 바가 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답니다.

여태껏 직접 본 나무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나무인 순천 송광사 천지암의 쌍향수를 펜화로 만나는 느낌도 특별했답니다. 게다가 책을 통해, 좋은 답사 코스들 몇 군데 알게 된 것도 기분 좋은 수확이고요.
재미난 경험은 저자의 글을 따라 읽으며, 펜화를 바라보다 문득 흑백 그림이 칼라로 느껴지곤 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예전에 그 장소에서 받았던 느낌이 무의식중에 되살아나는 걸까요? 어쩌면 그만큼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펜을 통해 흑백으로 표현된 그림이 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저자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펜화만의 또 하나의 매력은 마치 CG 작업을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릴 때, 실제 풍경과 다르게 수정하여 표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에서 어울리지 않는 대상을 제외하거나 또는 옳지 않은 조형물을 바르게 수정하여 그릴 수 있다는 거죠. 이를 통해, 실제 대상을 보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풍경을 우린 만나게 될 수 있음도 장점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펜화와 함께 떠나는 우리의 멋진 건축물 답사여행,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과 함께 떠나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