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짝꿍 3-165

일주일 짝꿍 3-165 - 제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나연 지음, 오정택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김나연 작가의 『일주일 짝꿍 3-165』는 제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신인부문 대상 수상 작품입니다. 장난감들을 의인화하여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장난감 대여점 ‘꿈꾸는 장난감’ 가게 안에 진열된 장난감들은 대부분 꿈이 있습니다. 그건 자신들을 데려가 평생 함께 할 짝꿍을 만나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 장난감들에게 그 꿈은 이루지지 않는 꿈에 불과합니다. 이들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하지라도, 그 고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불과합니다. 장난감을 빌려가는 시간 동안 말입니다. 그래서 동화의 제목이 『일주일 짝꿍 3-165』입니다.

여기 ‘3-165’는 주인공인 오리 장난감에게 붙은 코드번호입니다. 많은 장난감은 자신 고유의 이름을 갖지 못하고, 이렇게 붙여진 코드번호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들 장난감들은 무엇보다 자신을 찾는 고객이 있길 바랍니다. 누군가 자신을 찾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동화는 보여줍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찾는 고객이 좋은 친구라면 그 친구와 함께 하는 일주일의 시간은 행복한 만남의 시간이 되겠지만, 반대로 짓궂고 거친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일주일간은 끔찍한 악몽 같은 시간에 불과합니다.

주인공 3-165는 다른 장난감들이 대여되어질 때, 덤으로 끼여 가게 됩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못하며, 누군가에 덤으로 딸려가는 인생. 어쩌면 장난감들 뿐 아니라, 우리 삶에도 이런 인생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덤으로 딸려가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대상들. 이들의 서러움도 동화는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3-165는 자신의 이름을 ‘막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향해 운명처럼 ‘막내’라고 부르는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경오라는 아이인데, 이 아이 역시 사실 언제나 자신을 찾아주길 기다려야만 하는 인생이고, 타인의 삶에 끼어들어 있는 덤 같은 인생입니다. 사정에 의해 함께 살 수 없는 아빠가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는 인생. 그리고 작은댁에서 사촌동생의 인생에 끼어들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인생입니다. 그런 경오와 ‘막내’의 만남. 이 운명 같은 만남이 어떻게 이어지게 될까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장난감들 가운데 또 많은 친구들은 이제 낡아 아무도 찾지 않게 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난감들의 모습은 또한 늙어감에 대해,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는 노인들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아울러 대여되는 장난감들이 겪는 설움을 보며, 오늘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의 설움과 눈물이 떠오르게도 됩니다.

장난감 대여점의 장난감들은 모두 하나 같이 서러움과 아픔을 안고 있습니다. 상처도 안고 있고요. 그럼에도 이들에겐 꿈이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만을 아껴주고 함께 해 줄 짝이 나타날 것이라는 꿈 말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삶이 때론 꽉 막힌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이들 장난감처럼 꿈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찾아 모험을 떠날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처럼 꿈 한 자락 움켜쥐게 하는 힘이 있는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