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쿠 이야기 - 특별한 개느님이 오신다
디렉터 바오 지음, 김구용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난 사실 반려견을 기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반려견이란 표현보다는 애완견을 기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어쩜 맞겠다.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반려견은 나와 함께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녀석들은 집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닌 마당에서 생활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동물에겐 동물의 영역이, 사람에겐 사람의 영역이 있고, 그 구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다.

 

마치 동물이 사람처럼 대접받고 생활하는 것이 과연 동물을 사랑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 예를 들면, 개가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할까? 그건 개의 주인이 좋아하는 것 일뿐 개는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여기지 않을까?

 

이러한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 있다. 바로 니쿠 이야기란 책으로 아마도 대만 작가인 것 같은데, 필명 디렉터 바오라는 이의 반려견 이야기다.

 

가난한 여대생이 감명 깊게 본 영화 <하치 이야기>로 인해, 같은 종 개를 분양한다는 어느 농장의 광고를 보고 그곳까지 달려가 비쩍 마르고 더럽게 생긴 니쿠를 입양하여 모시고 살게 된 이야기다.

 

웹툰처럼 구성되어 있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 ‘니쿠개느님으로 모시며 개고생하는 가운데 누리는 행복과 기쁨에 대해 책은 전해주고 있다. 서평을 쓰고 있는 나처럼 집안에 개가 있는 것을 질색하는 저자의 할머니, 큰고모, 작은고모 등이 니쿠를 만나며 어떻게 변하게 되었는지도 이야기한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진정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모든 것은 시도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렸을 뿐이다.(99)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변할 수 있다.

불가능은 없다!(109)

 

그렇다. 물론, 난 여전히 시도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 역시 언제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내 부모님을 뵈니 그렇다. 부모님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부모님 댁엔 또 다른 입주객이 있다. ‘단비라 불리는 개느님. 주인이 사정에 의해 기를 수 없게 된 녀석, 버려질 위기에 처한 녀석이 몇 다리를 건너 부모님에게까지 오게 된 것. 늘그막에 내가 개똥이나 치우고 있다며 푸념하시던 어머니에게선 어쩐지 귀찮은 느낌이 없다. 그 녀석 단비가 주는 또 다른 행복을 누리고 계시기 때문일 게다.

 

물론, 여전히 난 개느님을 모실 의향은 없다. 아직은...

 

그런 내가 보기에도 이 책은 재미나다. 그러니 나와 같은 분들이 한 번 이 책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혹 마음이 바뀌게 된다면, 특별한 개느님 한 분 모셔보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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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17-03-1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의 털이 보기 싫을 정도로 길게 자라면 미용적으로나 위생적으로 잘라주어야 하는
견종들이 있지요. 이렇게 미용을 했을때 산보를 시키려면 옷을 입히지않고 데리고 나가는건
무리이기 때문에 옷을 입혀서 산보를 한답니다.
직접 개를 길러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짐작으로만 다른 어떤 사정을 평가하면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단 개를 기르기 시작했으면 아무리 어려운 사정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그 개의 일생을 책임져야
한다는것이 제일 중요하죠.

중동이 2017-03-17 20:01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잘 알았습니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