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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성 ㅣ 프리데인 연대기 3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7년 3월
평점 :
전 세계 350만 독자들이 읽은 판타지 동화이자, 뉴베리 상을 두 차례나 받은 시리즈 ≪프리데인 연대기≫는 다음 책이 어서 빨리 나오기를 기다려지는 판타지 동화다. 그 3번째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제목은 『리어 성』.
영웅이 되길 꿈꾸는 타란, 하지만, 타란은 여전히 돼지치기 조수에 불과하다. 그래도 행복했다. 곁에 좋은 친구들이 있기 때문. 1편에서부터 함께 모험을 하였던 아이란위 공주, 그리고 반인반수인 친구 그얼기가 함께 하기 때문. 하지만, 타란은 우울하다. 아이란위가 떠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주인 아이란위는 이제 숙녀수업을 위해 모나 왕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3권 『리어 성』은 타란이 아이란위를 호위하여 모나 왕국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겪게 되는 모험을 그려내고 있다. 아무런 위험이 없을 것 같던 평화로운 섬나라인 모나 왕국에서 아이란위가 실종된다. 바로 그곳 궁중 집사인 마그의 소행. 하지만, 마그 뒤엔 더욱 악랄한 존재가 있다. 1편에서 타란과 그 일행을 위기 가운데 몰아세웠던 마녀이자, 죽은 줄 알았던 아크렌이 마그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란위를 납치하여 리어 왕가에 내려오는 마법을 손에 넣으려는 것.
이런 아크렌과 맞서 싸우는 타란의 모험이 재미나다. 게다가 이번 이야기에서는 몸이 커지는 물약을 먹고 거대해진 고양이 리안과, 거인이 된 글루의 이야기도 재미나다. 물론, 주인공 타란과 일행에게는 위험천만한 존재들이지만 말이다.
역시 이번 이야기에도 타란을 돕는 친구들이 등장한다. 허풍 가득하지만, 음유시인이 되어 모험을 즐기는 프류더(어쩐지 예전에 비해 허풍이 많이 줄었다.). 프리데인 최고의 영웅인 귀드이언. 그리고 언제나 말썽만 일으키는 모나 왕국의 왕자 루운 왕자도 모험의 동행이다.
조금은 덜떨어진 루운 왕자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웅을 꿈꾸지만 여전히 돼지치기 조수에 불과한 타란은 어쩌면 이미 영웅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가 하는 생각을 말이다. 이미 타란은 누군가의 등을 보며 따라가는 입장만이 아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등을 보여주며, 닮고픈 존재로 성장했다. 그리고 타란을 보며 어리숙한 루운 왕자 역시 성장하게 된다. 그러니, 1-2편이 타란이 영웅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3편에서는 다른 이들의 성장을 돕는 존재로 이미 서 있는 타란을 보게 된다(물론, 여전히 성장해 나가지만 말이다.). 이런 주인공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이번 이야기에서 타란은 아이란위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된다. 물론, 아이란위 역시 타란을 향한 특별한 마음을 알게 되고. 이처럼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보게 되는 것도 이번 이야기의 선물이다. 앞으로 이 둘의 사랑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도 기대하게 되고.
≪프리데인 연대기≫는 재미난 스토리만이 아니라, 곳곳에 담겨진 아름다운 문장이나 메시지도 좋다.
프리데인 최고의 마법사 달벤이 아이란위에게 이런 말을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녀석아, 아직도 모르겠니? 누구나 자기 자신을 넘어서야 하는 때가 있는 법이란다.”(14쪽)
그렇다. 누구나 자신을 넘어서야 할 때가 있다. 두렵다고, 낯설다고, 싫다고, 외면하다가는 자기 자신을 넘어서지 못한다. 동화 속의 타란이나 친구들, 그리고 다소 어리숙한 루운 왕자 역시 결국 자신을 넘어서기에 영웅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오늘 내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넘어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게 된다.
또한 아이란위가 가지고 있던 신비한 구슬이 밝혀지는 비밀도 의미 있다. 이 구슬은 손에 쥐면 빛을 발하는 비밀이 있는데, 아무도 빛을 밝히지 못한다. 빛을 밝히게 되는 비밀이 있다. 그건 자신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진심으로 생각할 때다. 누군가를 마치 나를 아끼고 위하듯 생각할 때, 빛을 발하는 소중한 비밀이 구슬 속에 담겨져 있다. 오늘 우리 삶 속에선 이런 빛이 얼마나 밝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발간될 4권 5권 역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