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신기한 동식물 이야기
백정현 그림, 자운영 글 / 지경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들 가운데, 과연 이런 녀석들이 있을까 싶은 그런 신기한 동식물들 101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평생 물을 마시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동물이 있을까? 수십 년을 밀폐된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지만, 살아 있는 생물이 있을까? 멸종되어버린 공룡시대의 동물들 가운데 지금도 멸종되지 않고 살아 있는 동물들이 있을까? 그렇다. 모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런 동물들이 있다. 기상천외한 동물들.

 

공룡시대부터 지금까지 멸종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동물들. 식물이면서도 광합성을 전혀 하지 못하는 식물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동식물들 101가지를 만나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책 제목이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101가지 신기한 동식물 이야기. 이런 다양한 동식물들을 만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는 생물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 역할만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생각을 넓혀주는 기회도 되리라 여겨진다.

 

아울러 동식물들에게서 배울 지혜도 발견할 수 있고. 101가지나 되는 동식물들을 만나게 되기에 다 소개할 순 없지만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녀석들을 소개해본다.

 

먼저, 시계꽃 이야기다. 요즘은 식물원 등에서 자주 보게 되는 녀석들인데, 이 넝쿨식물에겐 천적이 있다고 한다. 바로 헬리콘나비가 그 주인공. 헬리콘나비는 시계꽃 잎사귀에만 알을 낳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나비의 애벌레들은 먹성이 너무 좋아, 알에서 깨어나면 한 마리의 나비가 낳은 애벌레들이 시계꽃 한 그루의 잎을 모두 먹어치운다고 한다. 그러니 시계꽃은 죽을 수밖에 없다. 시계꽃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자신의 잎에 헬리콘나비의 알 모양을 스스로 만드는 것. 그러면, 헬리콘나비가 알을 낳기 위해 시계꽃을 찾았다가 이미 다른 나비가 먼저 알을 낳은 것으로 속게 된다. 헬리콘나비는 자신이 또 알을 낳으면 먹을 잎이 부족함을 알기에 다른 곳으로 간단다. 어떻게 나무가 이처럼 자신의 천적을 속이기 위한 방법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게다가 시계꽃은 알 모양의 잎을 여러 개 만들지 않는단다. 여러 개 만들면 헬리콘나비가 의심하게 되니, 한 두 개의 잎에만 알 모양을 만든단다. 식물도 생각할 수 있는 걸까? 나무에게 머리가 있을 수는 없겠지만, 동물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뭔가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식물의 생존적응력이 소름 돋을 정도다.

 

레밍이란 녀석 이야기도 인상 깊다. 이 녀석들 이야기는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집단자살을 하는 쥐 종류의 녀석들. 이 녀석들은 앞에 바다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앞 친구만 따라가 모두 바다에 빠져 죽는다. 그래서 앞 뒤 가리지 않고 남들을 따라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우리는 레밍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가 있단다. 이들이 집단 자살하는 이유는 정해진 공간에 쥐들이 너무 많이 불어날 때마다 나이 많은 쥐들이 단체로 바다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 후대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는 학설이 있단다.

 

어쩐지 후자가 더 마음을 울린다. 그렇다면 이 녀석들은 바보 같은 녀석들이 아니라, 고귀한 희생정신을 간직한 녀석들이다. 자손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는 이타적 사랑의 존재들.

 

동식물의 이야기를 살필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생명의 신비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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