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8 - 천녀가 하늘로 올라갈 때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8번째 책 제목은 천녀가 하늘로 올라갈 때인데, 이번 이야기는 6개의 짧은 단편 모음집이다.

 

사건 편과 해결 편을 따로 구분한 작품도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 편을 통해 사건의 개요 그 정보를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독자들 역시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리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독자의 성격을 테스트 해볼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그냥 다음으로 넘어가 얼른 결과를 알려 할 테고. 누군가는 낑낑거리며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보려 할 테고. 물론, 무엇을 선택할지는 독자 마음대로다. 사건들은 그리 꼬여있지 않고, 간단한 트릭이나 간단한 단서를 통해 사건을 추리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조금은 너무 간단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독자들이 함께 사건을 풀어볼 수 있음이 매력이다.

 

여러 사건들이기에 범죄의 원인도 참 다양하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픔이 원한이 되어 벌이는 살인도 있다. 사랑의 집착으로 벌이는 살인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내기 위한 살인도 있다.

 

이번 책에서 조금 특별한 건 주인공 야쿠모의 개인 신상에 관한 사건도 있다는 점. 겨울에 피는 벚꽃이 그렇다. 이 사건은 겨울에 벚꽃이 핀 사건을 통해, 주인공 부모의 죽음에 대해 접근한다.

 

여기서 잠깐, 정말 겨울에 벚꽃이 필 수 있을까? 정답은 예다. 벚꽃은 봄에 핀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꽃. 그러나 식물들은 간혹 이상기온에 속기도 한다. 가을에 때 이른 겨울 날씨가 찾아오게 되면, 식물들은 겨울이 왔다고 여긴다. 그러다 날이 풀리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왔다고 생각하여 꽃망울을 터뜨린다. 겨울에도 마찬가지. 갑자기 이상 기온이 찾아와 봄 날씨가 되면 나무는 봄인 줄 알고 꽃망울을 터뜨리기도 한다. 이상,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아니 상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건 속에서 겨울에 벚꽃이 폈다는 이야기를 통해 야쿠모는 그곳에 화재가 났었음을 추리하니까.

 

, 마지막 이야기 천녀가 하늘로 올라갈 때는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와 똑같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다. 이 살인 사건에서 주인공 야쿠모는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다. 목격자가 둘이나 되어서. 이런 목격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사건의 열쇠다. 아울러 이번 이야기에서 드디어 야쿠모는 후라노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이번 책은 단편들이 모여 있어, 그전의 사건들에 비해 깊은 맛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대신 오싹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이야기들이 두 편 있고. 첫 번째 이야기인 빨간 구두 살인사건은 끝내 행복을 맛보지 못하고 엇갈린 부녀의 운명이 안타깝고 먹먹한 울림을 안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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