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7 - 몰락한 가문의 보물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언제나 매장금의 전설은 흥미롭다. 어느 누가 묻힌 보물을 찾는 것을 마다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매장금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일곱 번째 책은 바로 이런 매장금에 얽힌 전설과 연관되어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목은 몰락한 가문의 보물이다.

 

야쿠모는 이번엔 보물찾기에 초대받는다. 한 몰락해 가는 가문의 엄청난 영지 안에서 전국시대(일본의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후반까지 사회적, 정치적 변동 및 계속되는 내란의 시기)에 감춰뒀다는 매장금에 대한 지도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이 지도를 입수한 어느 방송국은 보물찾기 시합을 위해 몇 사람을 초청한 것이다. 참가자는 수정 구슬을 통해 무엇이든 투시하는 초능력을 가진 여성. 묻힌 보물만을 찾아다니는 트래져 헌터(실상은 도굴꾼). 인기 추리소설 작가이자 만능 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는 민속학자 야쿠모다(물론 이번에도 교수님을 초청한 거지만, 교수님 대신 참가한 것.). 여기에 탐욕스러운 저택의 주인 역시 한 몫 한다. 과연 보물을 찾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하지만 보물은 발견되지 못하고, 살인 사건만 벌어진다. 그것도 연쇄살인사건이. 게다가 보물지도 역시 방송국의 조작임이 드러나게 되는데. 과연 이곳에 금이 묻혀 있다는 전설은 진짜일까?

 

매장금, 묻힌 보물이란 주제는 때론 낭만적이고 모험 가득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보물을 움켜쥐려는 탐욕스러운 이야기로 변질될 수도 있고. 물론, 이번 이야기 몰락한 가문의 보물은 후자, 보물을 차지하려는 인간들의 탐욕으로 얼룩지고 만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런 탐욕의 시선과 손길로부터 언제나 이용당하고 힘겨워 했던 한 가문의 애잔한 삶에 대한 이야기다. 감춰진 보물을 향한 탐욕의 마음으로 접근하는 이들로 인해 언제나 상처를 받고 아파한 가문의 여성들. 그래서 이들에게 보물은 행복을 주는 대상이 아닌, 아픔과 상처를 안겨주는 대상이다. 그래서 보물을 찾기보다는 감춰지고 묻혀지며, 보물의 존재가 허상이길 바라는 이들의 애환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슬픔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야쿠모는 역시 멋쟁이다. 게다가 이런 슬픔의 역사를 알기에 보물을 찾았음에도 모른 척 묻어두려는 야쿠모란 캐릭터는 참 매력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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