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5 - 가면박물관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번 5권의 제목은 전래동요 살인사건이다. 이번 책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래동요 살인사건여자인형은 왜 살해되었나란 이야기가.

 

전래동요 살인사건은 한 동요와 연관되어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예쁜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로 계속되는 동요놀이. 우리도 많이 부른 동요. 나 역시 어린 시절 참 많이 불러오고 했던 놀이다. 그래서 우리의 전래동요인줄 알고 있던 동요. 그런데, 이게 일본 동요일 줄이야. 여태 난 이 동요가 일제강점기 우리 꽃다운 소녀들이 끌려가 뭇 사내들의 욕정의 놀잇감이 된 그 피눈물 나는 아픔의 역사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꽃을 찾으러 다니는 앞잡이 친일파들. 그런 손길에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헛된 꿈을 품고 팔려가야만 했던 조선의 꽃들.

 

그런데, 이 동요가 일본의 것이란 말에 먼저 충격. 게다가 이 동요의 밑바탕에는 가난한 농부의 딸들이 매춘부로 팔려간 아픔이 자리 잡고 있단다. 나의 추측과는 달리 일본 농부들의 아픔, 피눈물 나는 애환이 담겨진 동요였다. 물론, 그 아픔은 우리민족이 겪은 것과 유사하다. 어쩌면 이런 유사한 아픔, 눈물로 인해 우리 민족 역시 이 동요를 부르며 놀이로 승화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처럼 동요와 연관되어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동요를 부르는 자는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는 전설처럼. 하지만, 실제로는 전설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전설을 이용하여 살인이 벌어지고 있을 뿐.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 중에 하나는 살인자도 피해자라는 공식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살인이 일어나는 이유가 이들이 겪은 끔찍한 폭력 때문이다. 그러니, 많은 경우 피해자 역시 가해자가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살인의 범죄를 정당화하진 않는다. 이야기 속에서는 대부분 그 죄 값을 치르게 된다. 이번 이야기 전래동요 살인사건역시.

 

여자인형은 왜 살해되었나는 히나축제, 히나인형과 연관된 사건이다. 히나인형은 인형에 불길한 기운을 옮겨 강물에 흘려보내는 풍습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북 위도의 띠뱃놀이와 비슷하다.

 

이런 히나인형과 연관된 살인사건. 이번 이야기에서는 탐정 야쿠모의 추리와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는 눈이 돋보인다. 물론, 일본의 전설과 연결된 사건이란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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