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3 - 카구야히메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민속탐정 야쿠모는 그의 전공에 맞게 예스러운 남자다. 그래서 현대 여성들에게는 촌스럽게 느껴지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촌스러움이 여성들에게 알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가게 되나보다. 그래서 야쿠모에게는 언제나 미모의 여성들이 가까이 있다. 물론, 제대로 맺어지는 경우가 없지만 말이다.

 

이번 이야기 야마우바 살인사건에서도 미모의 여성이 야쿠모와 연결된다. 우연히 나간 소개팅에서 촌스러움을 한껏 드러낸 야쿠모. 물론 그런 여성들의 조롱거리밖에 되지 않지만, 오히려 그런 가운데 미야코란 여성의 마음을 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미야코와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그리고 이 여인 미야코의 할머니를 만나러 시골 마을로 향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미야코의 할머니는 그 마을에서 야맘바(여자요괴. ‘야마우바라고도 불린다.) 취급을 받는 할머니다. 마을 사람들 어느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마을의 왕따 할머니. 그 마을에는 바로 이런 야마우바 전설이 내려온다.

 

그런데, 정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것도 전설의 야마우바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역시 이번 이야기도 재미나다. 모든 사건들이 살인 사건이기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추리장르로 재미난 것도 사실이다.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시리즈>를 우연찮게 만나게 되고 읽게 된 게, 왠지 감춰진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느껴지는 만화다. 물론 내가 만화를 많이 보는 것은 아니기에, 마니아들에겐 이미 잘 알려진 책이겠지만 말이다.

 

이번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보며, 과연 범인과 피해자 둘 중 누가 더 악한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진정한 악인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 누구도 반항하지 못할 힘을 가지고 마음껏 휘두른 악인들이다. 그리곤 자신의 권력에 반항하는 자들은 데려가 죽였다. 그 만행에 야맘바의 전설을 악용하게 된다. 야맘바가 사람들을 데려갔노라고. 야맘바는 오히려 이들의 권력놀음, 이들 만행에 또 하나의 희생양에 불과했던 것.

 

아울러 이런 힘을 가진 자의 저항할 수 없는 횡포 앞에서 자신의 소중한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야맘바로 불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여성의 희생도 이야기 속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성의 지고한 사랑과 기다림도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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