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마녀 우술라의 고민 상담소 다릿돌읽기
제성은 지음, 허현경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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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깊은 곳 해저 동굴이 있는데, 그곳에는 바다 마녀 우술라의 고민 상담소가 있습니다. 그곳의 주인 바다 마녀 우술라는 문어 아줌마고요. 조수는 해파리군입니다. 그곳에 가면 모든 고민을 해결 받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그 해결의 대가로 뭔가를 하나씩 뺏기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인어공주에게는 다리를 주고 목소리를 빼앗는 식입니다.

 

이런 상담소에 고민을 가진 이들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피노키오, 신데렐라, 방귀쟁이 며느리, 곰 인형 곰곰이 등이 찾아와 그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해결 받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 고민들은 해결된 걸까요?

    

동화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고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모두 자신만의 각각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고민을 누군가에게 상담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겠죠. 동화에서는 그 역할을 바다 마녀 우술라가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술라는 이들에게 고마운 존재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말할 수 있는 그런 축복이 있길 바랍니다. 아울러,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예쁜 마음의 귀가 있으면 좋겠고요.

 

그런데, 동화 속 주인공들은 고민을 해결 받고 처음엔 좋아하지만 결국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원래 내 모습 그대로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지금의 내 모습보다 더 나은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갈망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내 모습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변화된 어떤 모습에서 행복이 주어진다는 보장은 없을지 모릅니다. 내 모습 그대로, 있는 그대로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한 이렇게 원래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는 이가 내 곁에 있길 바라고요.

    

또한 작가는 바다 마녀 우술라가 아는 최고의 약은 바로 정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결국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모습에 더해지는 소중한 양념이 아닐까 싶네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 봐! 물론 얼굴에 때도 좀 타고 머리가 헝클어져도 괜찮아. 옷이 살짝 더러워져도 상관없고.(118)

 

(),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가슴 뛰는 설렘도 좋습니다. 뒤돌아서면 다시 보고 싶은 불같은 사랑도 좋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더 좋은 사랑은 언제나 함께 하기에 이젠 그 사람이 없으면 삶이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잔잔하고 때론 무덤덤한 사랑 같지만,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빠지게 되면 삶 전체가 허물어지는 그런 마음이 정() 아닐까요. 정 때문에 산다는 말.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정말 중요한 삶의 진리 아닐까 싶네요. 동화 속 바다 마녀 우술라가 최고의 약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바다 마녀 우술라의 고민 상담소, 재미나고 가슴 훈훈해지는 따뜻한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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