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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끼오, 새날을 열어라 - 열두 띠 우리 문화 상징 그림책 ㅣ 스콜라 똑똑한 그림책 11
강성은 지음, 정소영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2017년은 정유년, 닭띠의 해다. 닭띠의 해를 맞아 닭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닭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는 그림책이 있어 소개한다. 어린이전문 출판 브랜드인 스콜라(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꼬끼오, 새날을 열어라』란 제목의 책이다.
이 책에서는 열두 띠 동물 가운데 하나인 닭에 대해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한다. 그림책이지만, 유아들보다는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새벽마다 같은 시간에 우는 수탉은 과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렇게 새벽을 깨우는 동물이기에 닭은 부지런함을 상징한다. 아울러, 새벽을 불러들임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동물이라 인식되기도 하고. 이런 의미에서 닭 울음은 나쁜 기울을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마을에 돌림병이 돌면 닭의 피를 발라 나쁜 기운을 막아주길 소망했으며, 닭이 홰치며 세 번 이상 길게 울면 맹수는 물론 잡귀들까지 돌아간다는 믿음이 우리 선조들에게는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 선조들은 닭은 단순히 양식으로 제공하는 가축으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신성한 힘을 가진 존재로도 여겼던 게다(어쩌면 이처럼 양식을 제공해주는 존재이기에 신성한 힘을 부여했을지도 모르겠고.).
뿐 아니라, 닭은 오덕을 갖춘 동물로 여겼다고 한다. 닭 벼슬은 관직을 상징하기에 문(文)을, 날카로운 발톱은 무(武)를, 한번 싸움을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피하지 않는 닭의 모습은 용(勇)을, 먹을 것이 있으면 혼자 먹지 않고 다른 닭을 불러 다 같이 먹는 모습은 인(仁)을, 한 번도 새벽을 깨우는 울음소리를 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은 신(信)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런 닭이 갖춘 다섯 가지 덕을 이 책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도 갖출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외에도 닭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 동물임을 책은 이야기해 준다. 땅과 하늘 사이에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며. 새로운 시작, 새 세상을 여는 동물로 상징되기도 한다. 정유년은 바로 이러한 닭띠의 해이다. 그렇기에, 닭이 갖는 상징적 의미처럼, 이 땅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면 좋겠다. 아니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리라 믿는다. 지난 2016년은 온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하며 추락한 이땅의 정의를 그리워했던 해다. 이제 새롭게 시작된 2017년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동물 닭의 해인만큼, 온갖 부정과 부패라는 어둠이 물러가고, 정의와 공의가 세워지는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면 좋겠다. 이젠 가진 몇 사람만의 나라가 아닌, 모든 민중이 함께 웃으며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새 역사가 열리면 좋겠다. 그런 닭이 들려주는 희망찬 울음소리, 꼬끼오를 이 책을 통해 듣게 된다.
이처럼, 책은 닭에 대한 다양한 인문학적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러니, 이 그림책은 어린이 인문교양서적으로 볼 수 있겠다. 단, 내용 가운데 천주교에서 닭은 예수 그리스도를 비유한다고. 그래서 종탑에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닭모양을 만들어 놓았다고 말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틀린 내용임으로 지적하고자 한다. 닭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동물이 아니라, 베드로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예수를 모른다며 부인했던 베드로가 닭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 여기에서 출발하여 닭은 베드로를 상징하며, 그런 베드로마저 품어준 예수의 모습을 통해, 닭은 그리스도를 통해 용서받은 죄인을 상징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베드로와 우리 죄인들을 말이다. 물론, 이는 단 한 줄에 불과한 부분이긴 하지만, 오류이기에 지적해 본다.
그럼에도 닭에 대해 우리 어린이들이 알면 좋을 내용들을 충실하게 담고 있는 좋은 책이기에 별 다섯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