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이야기 - 거미박사 김주필의
김주필 지음 / 쿠키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거미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혐오스럽게 여기는 동물이다. 그런 예를 우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데, 언뜻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해리포터에서 자신이 가장 무섭게 여기는 것들로 변하는 동물이 있는데, 해리 포터의 단짝 론에게서는 거미가 등장한다. 론은 거미를 두려워한다. 이런 접근 자체가 거미에 대한 우리들의 보편적 인식이 아닌가 싶다.

 

그런 우리들을 향해, 거미 연구의 대가인 김주필 박사는 말한다. 거미는 결코 해로운 동물이 아니라고, 오히려 우리에게 해충인 벌레들을 잡아먹으며 인간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고마운 동물이라고 말이다.

 

책은 거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먼저, 거미는 곤충이 아닌 절지동물이라는 기본적 상식부터 시작하여 다리가 여덟, 눈이 여덟(눈의 경우, 모두 여덟 개가 아니라 종에 따라 숫자가 다름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이라는 외형적 모습. 거미의 일생, 거미의 생활 습성 등 거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그동안 거미에 대한 편견 뿐 아니라, 거미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알게 된다. 거미가 어떻게 해서 수직의 벽뿐 아니라 미끄러운 유리창도 쉽게 기어 다닐 수 있는 지. 종마다 서로 다른 거미줄을 치는 방식과 서로 다른 사냥 방식. 유사비행을 통해 거미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 거미줄이 얼마나 강한지(거미줄을 실로 엮어 방탄조끼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도 알려준다. 거미 역시 종에 따라 도마뱀처럼 자절(붙잡히면 다리를 끊고 도망가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거미 종류에 따른 다양한 짝짓기도 재미나다. 수컷 거미가 암컷에게 선물 공세를 펼치는 거미 종도 있고, 어떤 종은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 어떤 종은 막무가내로 윽박지르듯 짝을 짓는 수컷도 있으며, 또 어떤 종은 오랜 시간 암컷 몸에 붙어 있다가 짝을 짓기도 한다.

 

먹이를 잡는 방법도 다양하다. 많은 거미들이 거미줄을 쳐놓고 인내하며 기다리며 먹이를 잡지만, 모두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거미들은 기다란 거미줄을 마치 활처럼 잡아당기고 있다가 먹이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 거미줄을 놓아 잡는 녀석도 있다. 또 어떤 종은 거미줄을 내보내는 실 젖에서 투망처럼 거미줄을 한꺼번에 분출하여 먹이를 포획하는 녀석도 있다. 직접 사냥을 하러 다니는 녀석들도 있고. 이렇게 다양한 거미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개미처럼 자신의 형태를 의태시켜 살아가는 거미도 있고, 또 어떤 개미는 마치 새의 똥처럼 그 모양을 만들어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뿐더러, 아무런 의심 없이 다가오는 먹이를 사냥하는 녀석들도 있다. 이렇게 거미의 세계가 재미날 줄이야.

 

이 책을 통해, 거미의 다양한 세계를 알게 해준 저자가 앞으로도 왕성한 연구 활동을 통해, 미처 우리가 알지 못했던 거미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계속하여 들려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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