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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숲의 호랑이 ㅣ 코끼리아저씨 창작동화책 1
삼형제 지음, 안준석 그림 / 코끼리아저씨 / 2017년 1월
평점 :
창작동화 『그림 숲의 호랑이』는 마치 『거울 나라의 앨리스』와 유사한대 상황이 반대라고 보면 됩니다. 앨리스가 거울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모험을 하는 것처럼, 그림 속에 살고 있는 토끼와 호랑이가 그림 밖 세상 속으로 들어와 다양한 모험을 하는 이야기를 작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림 숲은 마치 파라다이스와 같은 곳입니다. 이곳엔 힘이 약하다고 해서 힘이 강한 동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입니다.
그림 숲에선 몸집이 크든 작든, 힘이 세든 약하든 상관없이 모두 친구처럼 지내. 몸집은 작아도 영리한 토끼가 호랑이를 곧잘 골려 먹곤 하지. 그러면 호랑이도 화가 나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곤 하지만 그때뿐이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서로 찾아 함께 어울리곤 하지.(16쪽)
정말 이런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곳에서 살고 있는 토끼에게도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건, 친한 친구 호랑이가 요즘 토끼와 잘 놀지 않고 까치랑만 놀거든요. 그림 숲에도 외로움의 상처는 있네요. 그래서 토끼가 그림 숲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마법의 문을 통해 말입니다. 이렇게 그림 밖으로 나온 토끼. 하지만 세상은 토끼에겐 너무나도 위험한 공간입니다. 과연 토끼는 험한 세상에서 견뎌낼 수 있을까요?
한편 그림 숲에서 토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호랑이 역시 한 달 후 토끼를 찾아 그림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호랑이의 세상 모험.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이 동화 『그림 숲의 호랑이』가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은 작가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작가가 꿈꾸는 세상은 평등한 세상입니다. 물론 다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힘이 있는 동물도 있고, 힘이 약한 동물도 있죠. 하지만, 이들에게 힘은 남을 괴롭히기 위한 도구, 약한 이의 것을 빼앗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에게 힘은 약한 동물을 돕는 수단이 되죠.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요?
이런 멋진 세상, 과연 그림 속에만 존재하고, 동화 속에만 존재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비록 세상은 위험한 곳입니다. 아울러 그곳에선 힘 있는 자들이 세상을 자기 멋대로 좌지우지 하죠. 온갖 못된 짓도 일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과 그림 숲 간에는 마법의 문이 열릴 때가 있음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들 세상 속에도 이런 마법의 문이 존재할 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그리고 사회구조 속에 말입니다. 이 마법의 문이 열릴 때, 험한 세상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세상으로 옮겨질지도 모릅니다.
모두 각기 다르지만, 그런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아닌, 다양성의 모습으로 인정되고, 그 다양함이 한데 어울림으로 멋진 화음을 이루는 세상. 이런 세상을 향해 우리들 각자의 마법의 문이 열리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