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는 곳간, 서울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동서남북 우리 땅 4
황선미 지음, 이준선 그림 / 조선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황선미 작가가 들려주는 우리 땅 이야기 네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서울입니다. 서울에 대해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마음을 품고, 어울리는 곳간 서울을 펼쳐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울 토박이 미래라는 아이입니다. 작가는 미래라는 아이를 통해, 서울의 자랑스러운 것들을 자연스레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서울은 오랜 세월 우리 역사의 중심지였기에 그만큼 수많은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취사선택하여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되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렇게 많은 것들 가운데 작가가 특별히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입니다. 이를 위해 전통한옥마을인 북촌마을과 서촌마을 이야기를 먼저 풀어놓습니다. 동화의 주인공인 미래가 바로 북촌 토박이입니다. 미래 가정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외가는 궁중 능라장(비단을 짜던 장인)의 전통문화가 계승되고 있으며, 할아버지는 금박공예 무형문화재랍니다. 이처럼 우리 전통문화 가문들이 북촌에는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음으로 작가는 서울의 녹색 공간들을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흔히 회색 콘크리트로 뒤덮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서울. 하지만, 그런 회색 공간 속에서 놀랍게도 농사를 짓는 수많은 분들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벼농사도 짓고, 과수원도 있다고 하네요. 또한 환경오염의 상징적 공간이었던 난지도가 새롭게 녹색을 회복하는 모습도 소개하고, 그 외에도 많은 강들도 소개합니다. 아쉬운 점은 작가가 소개하는 청계천이 과연 성공한 녹색생태환경인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각자 견해가 다름도 사실이지만, 온 국토에 환경재앙을 가져온 사업인 4대강 사업의 원뿌리가 청계천 사업임을 생각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기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회색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녹색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음은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또한 작가는 고궁 등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 역사에 영향을 준 외국인들, 그리고 동화 속에서 미래 할아버지의 한국전쟁 동지 후손들의 방문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아무래도 서울에 많을 수밖에 없겠죠. 이런 역사적 유산들이 세계로 뻗어가는 중심인 서울에 있음도 어쩐지 뿌듯한 느낌을 갖게 하네요.

 

이야기는 미래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승해 나가야 할 선한 부담감을 갖는 내용으로 마칩니다. 어쩌면 미래의 선한 부담감이야말로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가져야 할 부담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 지향적이라고 하여 과거의 것들을 다 버리고 미래를 향해서만 나가는 것은 아닐 겁니다. 과거의 자랑스러운 것들을 더욱 지켜낼 때,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겠지요. 이런 전통을 지켜내야할 부담감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어쩐지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서울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부드러워지고 따스해지는 느낌입니다. 현대적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닌, 역사와 전통이 공존하는. 바로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만들어낸 주인공 미래라는 아이의 이름이 갖는 의미겠죠. 역사와 전통이 없는 미래는 거짓 미래라는 것 말입니다. 다음번엔 우리 국토 가운데 어디를 이렇게 맛깔나게 설명해 줄지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