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이종선 지음, 김수강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따뜻한 카리스마』,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등의 책을 낸 작가 이종선, 100만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이 붙는 작가. 이처럼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난 여태 작가의 책을 읽지 못했더랬다. 그러던 차 작가의 5년만의 신작이라는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란 제목의 에세이집을 금번 만나게 되었다.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가 괜한 이름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먼저, 그 글들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만하다. 길지 않은 짧은 에세이들이기에 가독성도 좋고, 게다가 쉬운 언어로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은 감동을 주는 힘이 있다. 글이 따스하고 정이 있다.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힘이 있는 글들.

 

제목부터 마음을 움직인다.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물론, 이 제목은 에세이 전체의 방향을 가리키는 문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서 우린 수없이 넘어지게 마련이다. 그 순간은 분명 견디기 힘겨운 순간이고,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훗날 그 힘겹던 순간, 넘어졌던 순간을 돌이켜 볼 때, 그 순간이 분명 내 인생에 무익한 순간만은 아닐 게다. 분명 내가 원한 그림은 아니겠지만, 그 힘겨웠던 순간, 넘어졌던 자리에서도 내 인생을 아름답게 피어나게 할 꽃이 피어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갖는다면 삶이 아무리 힘겨워도 넉넉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만으로도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책 제목은 사실 한 이야기의 뒷부분에 잠깐 언급되는 문장이다. 솔직히 조금은 뜬금없다 느껴지기도 하는.).

 

제목뿐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많은 글들이 삶에 용기를 줄뿐더러 마음을 바로잡고, 시선을 교정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유독 생각이 나는 내용은 ‘주인공 옆에는 언제나 악역이 있다.’라는 문장이다. 언제나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악역이 못되게 굴면 굴수록 부각되는 것은 오히려 주인공이다. 그러니 악역은 결국 주인공을 위해 존재한다는 그런 내용.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자는 그런 내용의 글이었다.

 

이 글을 읽는데, 누군가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가 있다. 용서가 되지 않고, 이를 갈게 하는 누군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런 사람이 내 주변에 있는 이유는 내가 주인공임을 드러내는 증거라는 이런 생각이 괜스레 힘을 갖게 할뿐더러, 용서되지 않던 그 사람을 향해 조금은 마음을 열게 한다. 이런 것이 좋은 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종선 작가의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삶이 힘겹고 지칠 때마다 책을 펼쳐 몇 페이지 읽어나가면 좋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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