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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도둑이 살아요 ㅣ 좋은꿈아이 8
정진 지음, 유영주 그림 / 좋은꿈 / 2016년 11월
평점 :
특별한 별명이 없던 정용은 4학년이 되어 안경을 쓰게 되면서 별명이 생겼습니다. ‘안난똥’이란 별명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안경을 쓴 난쟁이 똥자루’란 뜻입니다. 이렇게 안난똥이 되어버린 정용은 여자아이들에겐 관심이 없는 상남자(?)입니다.
그런 정용은 어느 날 아이스크림을 사먹다 도둑으로 오해를 받게 됩니다. 정용은 아이스크림을 사며 천원을 냈지만, 정신없던 주인아주머니가 정용을 돈도 안 내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고 몰아세운 겁니다. 졸지에 도둑이 될 위기에 처한 정용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현서라는 여자아이입니다.
이때부터 정용의 마음속에 현서가 들어옵니다.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던 정용의 마음은 현서에게 도둑맞아 흔들립니다. 현서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를 쓰지만, 정작 바보 같은 행동만 하고, 더 거친 말들만 내뱉게 됩니다. 뿐 아니라 승부욕이 강한 정용은 체육시간에 아이들에게 거친 말로 상처를 주기까지 하고, 이런 모습에 현서에게 좋지 않게 비춰집니다. 과연 정용은 현서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동화 제목인 『우리 반에 도둑이 살아요』의 도둑은 물건을 몰래 훔치는 도둑이 아닙니다. 상남자 정용의 마음을 훔친 여자아이가 바로 도둑이죠. 맘도둑, 사랑도둑 말입니다.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좋아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게다가 그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을 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것 역시 멋지고요. 정용이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운동을 하다가도 욱하곤 하여 친구들을 겁먹게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단점이 현서라는 아이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현서의 마음에 드는 아이로 자신을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욱 발전시킴으로 예전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고요.
제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어른들은 이런 말들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쪼그만 것들이 발랑 까져서 어디서 연애질이야!’란 얘기 말입니다. 하지만, 동화 속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이 예쁘고 긍정적 힘을 가지고 있어 멋지기까지 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예쁜 사랑들을 통해 더욱 멋지고 예쁘게 성장하게 되길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