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우리 아빠 슈퍼 히어로 시리즈 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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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 많은 슈퍼 히어로가 있다. 물론, 상상의 세계 속이지만 말이다. 여기 또 하나의 슈퍼 히어로가 있다. 바로 타이거맨이란 슈퍼 히어로다. 노란 추리닝에 빨강 망토, 그리고 프로 레슬러처럼 타이거 마스를 쓴 타이거맨. 게다가 펑퍼짐한 엉덩이까지. 왠지 꽃미남보다는 중년 아재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슈퍼 히어로 타이거맨.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 나타나 사람들을 구해주는 슈퍼 히어로. 무릎 나온 노란 추리닝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파워와 하늘을 나는 능력까지. 모두의 영웅이 된 슈퍼 히어로. 이런 타이거맨을 아빠로 둔 아들이 있다면 어떨까?

 

『슈퍼 히어로 우리 아빠』란 제목의 동화는 슈퍼 히어로를 아빠로 둔 아들의 이야기다.

 

산하네 아빠는 다름 아닌 타이거맨이다. 모든 이의 슈퍼 히어로, 그래서 많은 이들의 영웅인 타이거맨이 바로 산하네 아빠다. 물론, 가족들 가운데 아무도 아빠가 타이거맨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산하 역시.

 

하지만, 산하는 어쩐지 아빠의 의심스러운 점들을 점차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아빠가 그 유명한 타이거맨임을 알게 된다. 슈퍼 히어로가 아빠라니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산하는 좋지 않다. 오히려 아빠가 슈퍼 히어로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오지랖 넓은 슈퍼 히어로 아빠 덕에 언제나 산하는 외로웠기 때문이다.

동화는 아빠가 슈퍼 히어로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가족의 고민과 아픔을 이야기한다. 산하네 가족은 언제나 아빠 없이 많은 일들을 해야만 했다. 집안 행사에는 언제나 아빠가 없었다. 참석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중에 나타나기도 한다. 아빠가 필요할 때, 곁에 없던 아빠. 그래서 더욱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원망의 마음이 커지기도 한다. 아빠를 필요로 하던 순간에는 언제나 자신 곁에 없던 아빠, 알고 보니 남들을 돕느라 그랬던 것이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할지라도 서운하고, 원망스러운 그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리라. 동화는 바로 이런 마음을 풀어내고 있다.

 

진정한 슈퍼 히어로란 타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어야겠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 무엇보다 가족에게 힘이 될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반대로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희생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하네 아빠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초능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남들보다 뛰어난 힘을 가졌을 때는 그것을 나를 위해서 사용하기보다는 남들을 위해, 세상을 위해 사용해야 할 책임도 있다는 점을 동화는 이야기한다.

 

오늘 이 시대가 신음하는 이유는 바로 힘 있는 자들이 그 힘을 자신들을 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힘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동화 속 메시지가 유독 크게 들려진다.

 

남들보다 뛰어난 힘을 가졌다는 것은, 그 힘을 올바르게 써야 할 책임도 있다는 거야. 너희가 보는 만화 영화에 나오는 악당들을 생각해 봐. 힘을 가진 자가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잘못된 방법으로 힘을 사용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 되지 않니?(67쪽)

 

오늘 나에게는 어떤 힘이 주어지고 있는가? 그 힘을 바르게 사용하는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다. 결코 자신의 욕심을 위해 힘을 휘두르는, 그래서 마땅히 무찔러야 할 대상인 악당이 되지 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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