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 (스페셜 리허설 에디션 대본) ㅣ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해리포터 시리즈>야 너무나도 유명하니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당시 그 내용뿐 아니라, 새 책이 출간되길 기다리는 재미도 함께 있었던 책. 새롭게 출간될 때마다, 모든 책을 구입했었는데, 그 책은 지금 세월이 흘러 딸아이의 애독서가 되었다. 딸아이는 벌써 <해리포터 시리즈>를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며칠 전엔 킨더조이 초콜릿 속에 들어 있는 장난감으로 용 모양이 나오자, 용들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게 아닌가.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바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용들의 이름이란다.
이렇게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딸아이(물론 아빠도 좋아하고^^)를 위해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를 구입했다. 해리 포터 그 이후의 이야기라는 점이 너무나도 궁금했음에도 연극 대본이란 점이 구입을 망설이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얼마 전 희곡 책을 읽으며, 희곡의 독특한 매력을 느꼈던 지라, 해리포터 역시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하며 구입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과 기쁨이 공존한다. 실망은 많은 독자들이 성토하는 내용이다. 굳이 이만한 분량을 2권으로 출간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과연 한 페이지에 글자수가 몇 자나 될까 싶은 편집구성. 246페이지이지만, 우리 딸아이(초3)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읽을만한 분량이다(딸아이가 아빠보다 더 빨리 읽긴 하지만.^^). 이제 희곡에 적응하고 뭔가 재미를 느낄 만하니 끝!!! 아쉽고 조금은 분통이 터지기도. 그래도 어쩌겠나. 궁금증을 달래기 위해 2부가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그럼에도 아쉬움과 함께 문학수첩 출판사에 실망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내용은 그래도 재미있다. 물론, 초반부는 몇 페이지 읽으면 1년이 지나고, 또 몇 페이지에 1년이 지나는 바람에 조금 황당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렇다. 해리와 지니, 론과 헤르미온느 이렇게 부부가 된 친구들은 이제 자녀들의 호그와트 입학을 맞게 된다(론과 헤르미온느의 딸 로즈, 그리고 해리와 지니의 둘째 아들 알버스의 입학이다.).
입학을 앞두고 알버스는 혹시라도 자신이 슬리데린에 배정되면 어쩌나 걱정한다. 그런데, 걱정이 현실이 되어버린다. 모자는 알버스를 슬리데린에 배정시키고 만다. 그 유명한 포터 집안의 아들이 슬리데린이라니. 여기에서부터 알버스의 우울한 고민이 시작된다. 유명인이자 영웅인 해리 포터의 아들이 슬리데린에 배정됨은 다른 아이들로부터 오히려 좋은 놀림거리가 되고 만다. 게다가 알버스의 유일한 친구 역시 한 몫 한다. 알버스의 유일한 절친은 스코피어스인데, 이 아이는 다름 아닌 말포이의 아들. 게다가 ‘볼드모트의 아들’일지 모른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두 친구는 학교 내에서 고립되어가고, 두 외톨이는 더욱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본격적 이야기는 아이들이 4학년이 된 때이다.).
모두가 주목하는 영웅의 아들이라는 고충. 게다가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자괴감. 아버지의 영웅적 모습과 언제나 비교되는 자신의 모습. 뿐 인가! 그리핀도르가 아닌 슬리데린이라니.
알버스는 어긋날 조건이 충분하다. 게다가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해리포터의 아버지로서의 서툼도 한 몫 하게 되고. 알버스는 아버지 해리포터와도 충돌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알버스 주변엔 어두운 구름이 드리운다. 바로 외로움과 인정받지 못하는 루저의 먹구름이 말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알버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맞서려는 선택을 한다. 그건 바로 아버지 해리포터의 인생가운데 커다란 오점인 케드릭 디고리(트리위저드 시합에서 그리핀도르 대표로 출전한 아이. 해리와 함께 볼드모트 앞으로 갔다가 죽임을 당한 소년.)를 되살리기 위해 시간여행을 하려는 것. 아버지의 실수를 되돌리려는 루저 아들의 선택. 과연 이 시간여행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시간여행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이처럼 8번째 이야기는 해리포터의 둘째 아들 알버스의 아버지와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루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희곡이 주는 낯선 느낌은 금세 잊게 된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미있을 만하니 책이 끝난다는 치명적 단점은 두고두고 독자들의 원망의 소리를 듣게 될 것 같다. 이런 편집상의 아쉬움이 별을 깎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