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님, 안녕!

고양이님, 안녕! ㅣ 산하어린이 161
유순하 지음, 이혜주 그림 / 산하 / 2016년 10월

별수와 해수는 6학년, 4학년 남매입니다. 그런 별수와 해수는 지난 한 해 동안 ‘고양이님’이란 분과 온라인상에서 만나 왔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남매의 블로그에 나타난 ‘고양이님’은 남매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걸기도 하고, 동시를 올리기도 하며, 독서일기를 쓰기도 합니다. 이런 ‘고양이님’에 의해 남매도 정성껏 글을 써 올리기도 하고 동시를 감상하기도 하며, 책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기도 하죠. ‘고양이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듣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째 ‘고양이님’은 별수와 해수의 비밀스러운 일들도 아는 눈치입니다. 별수 해수 가정의 사정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요, 과연 ‘고양이님’은 누구일까요?

유순하 작가의 『고양이님, 안녕!』이란 동화는 참 예쁜 동화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무엇보다 예쁜 이유는 실제 작가가 손자들과 나눴던 그 나눔의 경험이 동화 속에 오롯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들이 때론 친구처럼, 때론 좋은 선배처럼, 때론 믿음직한 어른처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부럽기도 하고, 예쁘더라고요. 자꾸 아이들 앞에서 꼰대처럼 굴려는 못난 아빠보다는 이처럼 마음을 나누는 좋은 친구와 같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물론 먼 훗날 할아버지가 된다면 손자들에게 이런 멋진 할아버지가 되면 좋겠고요.

동화이지만, 책 속에는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습니다. 고양이님이 들려주는 동시들도 많아요. 이 동시들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참 배부릅니다. 아울러 할아버지인 고양이님이 들려주는 독서일기 역시 좋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받게 됨은 언제나 큰 행복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아빠로서 반성도 해보게 됩니다. 평소엔 딸아이에게 이 책 좋으니 일어보렴, 하고 전해주거나, 때론 꼭 읽었으면 싶은 책들을 아무 말 없이 아이 책상 위에 살며시 올려놓곤 했답니다. 그런데, 이처럼 독서일기를 써서 함께 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유순하 작가의 『고양이님, 안녕!』, 참 독특한 형식의 동화이면서도 참 따뜻하고 예쁜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