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의 역사 - 매일 5억 명의 직장인이 일하러 가면서 겪는 일들
이언 게이틀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책세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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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금번 책세상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언 게이틀리의 『출퇴근의 역사』란 책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출퇴근이란 것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으며, 어떻게 변화되고, 또한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전망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한마디로 출퇴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있는 책이다.

 

‘출퇴근’이라는 하나의 테마로 이렇게 사회를 바라보며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아울러 출퇴근이 거주지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또한 출퇴근이 어떻게 가능해졌으며, 출퇴근으로 인해 달라진 사회상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터와 거주지의 분리는 운송수단의 발달로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철도의 발명과 발전을 통해 출퇴근이라는 것 자체가 가능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일로 인해 일터와 거주지를 분리함으로 보다 건강한 곳에서 살면서 또 한편으로는 수익이 가장 많은 곳에서 일하려는 열망이 출퇴근을 통해 현실화 되었다고 말한다.

 

흥미로웠던 내용 중에 하나는 철도의 발명과 실용화를 통해, 출퇴근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이런 출퇴근의 과정으로 인해 시간에 대한 인식이 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쉽게 생각해보면 출퇴근하는 일에 있어 시간엄수의 개념은 제시간 안에 출근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출근하기 위한 수단인 열차를 타기 위하여 시간엄수의 개념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참 재미나다. 그전에는 굳이 시간을 엄수하여 출근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단다. 그런데, 출근을 위해 열차를 타기 위해선 시간을 맞춰야 가능하다. 그러니 출근 때문이 아니라, 열차를 타기 위해 시간을 맞추다 보니 점차 시간에 대한 사고방식이 변하게 되었다는 것. 어째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아울러 이렇게 열차 시간을 맞춰야 하기에, 시계의 정확성이 중요해지고, 시계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었으며, 아울러 표준 시간이 요구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출퇴근이라는 행위는 그저 거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 바꾸었을 뿐더러, 시계기술의 발전을 가져왔고, 표준시간이란 문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뿐 아니라, 이렇게 열차 시간을 맞춰야 하는 그런 강박관념이 문학에 드러난 흔적이 다름 아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하는 바로 그 장면, 토끼가 회중시계를 들여다보며, 자꾸 늦었다고 외쳐대며 뛰어가는 그 모습. 이것이 바로 출퇴근이 시작되며 생겨난 모습이란다. 이렇게 출퇴근에 대해 살펴보니,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 난지 모른다.

 

뿐인가. 이런 출퇴근 문화가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의 문자 이용 능력의 급증을 야기한 요인이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예나 지금이나 옆 사람과 말하지 않고 옆 사람을 상관치 않고 출퇴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뭔가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이었나 보다. 그런데, 이런 필요가 문자 이용 능력을 키우게 되는 순작용을 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책은 출퇴근의 역사를 통해 당시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읽어낸다. 출퇴근이라는 주제를 통해 이렇게 세상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울뿐더러 경외감마저 인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출판사를 중요시한다. 이 책 『출퇴근의 역사』를 읽으며, 역시 책세상 책들은 믿고 볼 수 있지 싶다. 잔잔한 가운데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한 『출퇴근의 역사』, 출퇴근의 행위를 통해 세상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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