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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령 유랑단
임현정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역시 로설은 꽃도령이 제격이다. 제목부터 『꽃도령 유랑단』이라니, 관심이 급 커진다. 과연 어떤 꽃도령들이 등장하는 걸까?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열어본다.
그런데, 어째 산만하다. 조금 많이 과장한다면, 기승전결 가운데, 기와 결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이게 뭐지 싶다. 솔직히 뭐, 이래! 싶었다. 하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은 뒤에는 소설에 대해 쉽게 판단내리기가 어렵다.
왠지 이 로맨스 소설 『꽃도령 유랑단』에 대한 평가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를 떠올리게 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로설 『꽃도령 유랑단』이 그렇다. 로설이 어째 이렇지? 싶다. 하지만, 끝까지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오래 볼 필요는 없지만 끝까지 보아야 꽃도령들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끝까지 보아야 은별과 꽃도령들 간의 관계가 사랑스럽다.
줄거리를 살짝 살펴보면 저잣거리를 뒤흔들 미남 꽃도령 여섯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양반집 자제들은 아니다. 도리어 천하디 천한 유랑단 단원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여인네의 가슴을 뒤흔들만한 미남들이다. 이런 그들 모두가 점찍은 미남자가 있다. 바로 은별이란 이름의 사내. 그는 입으로 못 내는 소리가 없는 조선 최고의 구기꾼이다. 하지만, 은별은 사내가 아니다. 남장을 한 여인. 그런 은별이 여섯 남자들의 천거로 꽃도령 유랑단의 일원이 된다. 과연 꽃도령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들과 은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여기에 또 하나의 비밀을 말하면, 꽃도령들은 조선의 왕의 밀명을 받고 누군가를 지키는 자들이다. 그 누군가는 바로 폐위된 왕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 과연 꽃도령들은 공주를 지키는 일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을까? 꽃도령들은 진정 왕의 사람들일까, 아님 또 다른 누군가의 사람들일까?
이처럼 소설 속엔 꽃도령들이 등장하고, 남장 여자가 등장하며, 뿐 아니라 여장 남자가 등장하고, 공주가 등장한다. 꽃도령들과 공주라는 조합만으로도 왠지 정통 역사로맨스소설의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 것.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끝까지 보아야 예쁘다. 끝까지 보아야 소설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꽃도령 유랑단』과 함께 추워지는 가을을 달달하게 물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참, 『꽃도령 유랑단』은 제2회 이답스토리공모전 최종 당선작이다.